AI 제한하는 헐리우드와 대조…제작비 절감에 적극 활용
인도 극장가에서 개봉한 AI 로맨스 영화 ‘나이샤’ 예고편의 한 장면. /유튜브
“설령 돈이 궁한 영화 제작자라 해도 젊은 패기와 포부만 있다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영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AI가 영화 제작 과정을 민주화한 셈이죠.”
지난해 5월 인도에서 개봉한 AI 장편 영화 ‘나이샤’를 연출한 비벡 안찰리아 감독은75분 분량의 로맨스 영화 나이샤를 제작하면서 기획 단계부터 챗GPT를 활용, 전체 장면의 약 95%는 이미지 생성 AI ‘미드저니’를 통해 구현했다.
투입된 총제작비도 기존 인도 영화계 작품의 15% 수준에 불과했다. 게다가 영화 예고편이 공개된 직후 AI로 만든 극 중 주인공 나이샤는 현지 주얼리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발탁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세계 최대 영화 생산국으로 불리는 인도에서 최근 AI가 신예 ‘수퍼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AI를 활용하는 영화 제작자가 현재 15~20% 수준에서 향후 3년 안에 최대 50%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는 극장가에 한 해 2000여 편의 영화가 쏟아질 만큼 미국, 나이지리아와 함께 세계 3대 다작시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그런 인도 영화계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등장하면서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크게 줄어드는 등 좀처럼 맥을 못 추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 영화사들은 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품 전체를 AI로 제작해 비용과 제작 기간을 대폭 줄여 흥행 리스크를 상쇄하겠다는 것이다.
반면 영화 산업의 본산 헐리우드에서는 AI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부터 발 빠르게 기술 도입 범위를 제한했다. 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은 영화 제작사가 배우의 사전 동의 없이 연기를 디지털로 수정하거나 디지털 복제본을 만들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미국감독조합(DGA) 역시 감독과 협의하지 않으면 제작사가 멋대로 AI를 창작에 활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AI가 이미지·영상·텍스트를 자유자재로 생성하면서, 배우와 창작자를 대체하려는 제작사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 확산 여파로 올해 미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는 약 20만38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구글·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AI 규제가 느슨한 발리우드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