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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씨(48, 가명)는 8살이던 1980년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24일 충남 천안시 집에서 돌연 실종됐다.
김상중씨(76, 가명) 부부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듯했다. 딸이 집 주소와 부모의 이름을 제대로 숙지할 수 없는 지적장애 3급이었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김씨는 딸을 찾으려고 이듬해 연초까지 주변 고아원을 모두 뒤졌으나 흔적도 없었다. "미아 신고를 하고 온갖 곳을 뒤졌지만 찾을 수 없었어요." 김씨 부부는 그날 이후 40년 동안 하루도 마음 편하게 잠을 자본 기억이 없다. 딸의 모습이 눈에 밟히니 잠을 자는 게 죄를 짓는 것 같았다.
지난 10월, 부부는 40년 만에 딸을 찾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올해 6월 경찰에 유전자 등록을 했다. 이후 몇달 만에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천안시 목천읍에서 한달음에 상경했다.
그 긴 세월을 건너 뛰어 만난 김씨 부부와 딸은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믿기지 않아 서로 말문을 열지 못했다.
그저 부등켜 안고 눈물만 흘렸다. 키가 훌쩍 커버린 딸은 머리가 희끗희끗해진 중년여성이 돼 있었다.
"사진을 처음 봤을 때 긴가민가 했어요. 상경 직전 화상통화를 하는데 직감이 왔습니다." 가까이 마주한 딸은 손톱을 깨무는 습관, 양손잡이 등 어릴 적 버릇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경찰 확인결과, 딸 김씨는 1991년부터 2017년까지 서울시여성보호센터에서 거주하다 퇴소한 뒤 여러 곳을 전전했다. 고시원을 거쳐 심지어 한동안 노숙까지 했으니 추적이 쉽지 않았다.
수서서 여성청소년과는 서울역 다시서기센터와 공조로 딸을 발견, 상봉을 지원할 수 있었다.
실종 당시 5자매 중 셋째였던 김씨는 이제 부모와 형제자매들과 다시 생활하게 됐다. 아버지 김씨는 "딸이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는 게 목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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