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주택 미션 비비엔다가 주저앉은 모습.
차베스 정권 시절부터 추진한 대단지 서민아파트, 지진 충격에 폭삭…시신 수습 난항
12층짜리 9개동이 순식간에 무너져…구조대원들, 시민들은 강한 연대정신으로 뭉쳐
이번 연쇄 지진의 가장 큰 피해를 본 라과이라주에는 많은 서민 아파트들이 있다.
3개 동씩 짝을 이룬 12층짜리 아파트 건물 3개 단지(총 9개동)가 순식간에 무너졌다. 잔해의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그 돌무지 위에서 사람들은 구조작업에 매진하고 있었고, 35도를 웃도는 무더운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비좁은 돌과 돌 틈 사이로 삽을 이용해 길을 내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구조대원들도 있었다.
현장 구조 감독관 중 한 명이 당시 상황을 연합뉴스에 설명했다.
“순식간에 건물이 무너졌어요. 거의 다 못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 고투의 현장에서 소리가 들렸다. “사람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모두 조용히 해 주세요.”
작업자 중 누군가가 이렇게 말하자, 주위는 삽시간에 조용해졌다. 기계음은 멈췄고, 남미 특유의 수다스러움도 정적에 자리를 내줬다.
이번 강진 피해 지역의 구조 작업을 보다 보면 익숙하게 마주하는 풍경이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생존자를 찾진 못했다. 이미 지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흘러가고 있었다. 기적은 왕왕 일어나지만, 그걸 목격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었다.

절벽에 세워진 라과이라주의 한 콘도
엘카리베 지역 전체가 거의 초토화됐다. 그곳에 서 있던 대부분의 집들이 무너졌다.
거리는 차들로 꽉 막혔다. 인근 다리가 무너지면서 모든 교통량이 이 지역 중심 도로로 몰렸다. 이로 인해 발생한 교통체증도 있었지만, 구조 작업 탓에 차가 더 막히는 측면도 있다. 구조자들이 생존자 목소리가 들린다고 판단될 때는 거리에 있는 차주들이 차와 오토바이 시동을 꺼야 한다.
결국 애타게 바라던 생존자 구조 소식은 들리지 않았지만, 주민들은 구조대의 통제에 묵묵히 따랐다.
재앙의 슬픔 속에서도 연대는 빛났다. 낯선 이들에게 선뜻 음식을 건네는 모습은 흔한 풍경이었고, 전 재산을 잃은 지진 피해자들 역시 작은 먹을거리라도 생기면 이웃과 아낌없이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