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조, 15만표, 57% 득표…"한인사회 새 역사"
한인 2세로 불과 29세…아시안계 유권자 공략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항만청 커미셔너 선거에서 한인 2세 샘 조(29) 전 총무처 정무관이 당선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명이 조세현인 샘 조(29, 민주당) 후보는 개표 결과, 15만1천여표(57%)를 얻어 11만3천여표(43%)에 그친 공화당의 데징거(63) 후보를 큰 표차로 물리치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20대 한인 후보가 인구 240만명으로 미국 전역에서 13번째로 큰 규모인 킹카운티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선거에서 당선된 것이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한인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조 후보는 미국 사회의 주류인 60대 백인 남성인 디거 후보를 꺾고 소수자인 아시아계 이민자의 새로운 신화를 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 당선자는 개표 후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후원을 해준 한인과 킹카운티 유권자들에게 감사하다"며 "시애틀공항과 시애틀항을 관리하는 커미셔너로서 모든 이익이 시민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시애틀 공항은 미국 공항에서 10번째로 큰 규모이고, 시애틀항은 캐나다를 포함해 북미에서 7번째로 큰 항구다. 시애틀항만청은 이들 2곳을 관리•운영하며, 연간 예산은 4억 7천만달러에 이른다.
책임자(CEO)와 임기가 4년인 선출직 커미셔너 5명, 직원 2천여 명을 두고 있다.
시애틀에서 태어난 조 당선자는 자신의 선거 캠프 웹사이트에 “가족의 세탁소 사업을 도와주면서 노동의 가치를 배웠다”고도 강조했다. 자신이 가족 중 대학을 졸업한 첫 번째 구성원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아메리칸대 국제관계학 학사, 영국 런던정경대(LSE) 국제관계학 석사 출신이다.
연방 국무부에서 분석가로, 민주당의 애미 베라 연방 하원의원 보좌관으로 활동했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시 백악관 행정부 차관 특별보좌관을 맡았다. 그는 민주당이 2016년 대선에서 패하자 수도 워싱턴 생활을 접고 고향 워싱턴주로 돌아온 후 동아시아로 미국 농산품을 수출입하는 무역회사를 운영했다. 또 인슬리 워싱턴 주지사로부터 아시아, 태평양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시애틀타임스는 그의 승리 비결로 아시아계 유권자를 잘 공략했다는 점을 꼽았다. 조 후보는 “백인 일색인 항만청 위원회에 소수인종을 선출해야 항만 및 공항 이용 당시 소수자의 권익을 향상시킬 수 있다. 나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