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프로축구 선수 은퇴 후 정치 데뷔했지만 현 정권 박해에 수천만불 재산 몰수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월드컵 역사상 최단 시간 골을 터뜨린 기록으로 널리 알려진 터키의 축구 영웅 하칸 쉬퀴르(49)가 미국에서 우버 운전기사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독일 일요지 '빌트암존탁'에 따르면 하칸 쉬퀴르는 터키 현 정권의 정치적 박해를 견디지 못해 결국 미국으로 이주해 우버 기사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쉬키르는 축구 선수 은퇴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현 터키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 소속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성공적으로 정치무대에 데뷔했다.
그러나 쉬퀴르는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의원직에서 사퇴한 뒤 에르도안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자 보복이 시작됐다.
쉬퀴르는 벨트암존탁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감옥에 갇혔고, 미국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 일이든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에 있는 수천만 달러의 재산이 몰수됐다"면서 "우버에서 운전 일을 하고 있고, 책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와 연계된 모든 이들은 금전적인 문제가 있다"면서 "에르도안은 나에게서 자유에 대한 권리, 표현에 대한 권리, 일할 권리 등 모든 것을 빼앗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터키를 떠날 당시를 회상하면서 "내 아내의 가게에 돌이 날아들었고, 아이들은 괴롭힘을 당했다"고 말했다.
쉬퀴르는 2015년 부인 및 자녀 3명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했다.
그러다가 2016년 터키에서 쿠데타가 실패한 이후에는 쿠데타 조직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정착해 카페를 운영하기도 했으나 생각만큼 사업이 잘 되지않게 되자 그는 2018년 12월 가게 문을 닫았다.
쉬키르는 터키 축구의 영웅이었으나 에르도안을 지지하는 터키 국민들에게 많은 미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에르도안이 워낙 논란이 심한 독재자다 보니 해외나 반 에르도안 계열 에서는 쉬퀴르의 이러한 행동을 영웅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다.
쉬키르는 1998년 프랑스 월드컵,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강력한 인상을 남긴 터키의 축구 영웅 중 한 명이다. 쉬퀴르는 대구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 한국과의 3, 4위전에서 경기를 시작한지 10.8초 만에 골을 넣었다.
이는 아직까지 월드컵 본선 사상 최단 시간 골로 기록돼 있다.
쉬퀴르는 터키 리그의 갈라타사라이에서 뛰면서 이탈리아 세리에A의 인터밀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블랙번 등에서 2000년 UEFA컵 우승의 주역이 됐고, 프로 리그에서 활약한 세계적인 축구 스트라이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