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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美대선 전 북한과 대화 추진…박지원 파격 발탁은 다목적 포석
맞춤형 외교안보 라인 진용...돌아온 임종석과 정의용은 물밑 지원 역할
▲서훈 국가안보실장 임명예정자,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내정자, 이인영 통일부장관 내정자.
문재인 대통령이 통일·외교·안보 진용을 새롭게 꾸렸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후임으로는 서훈 국정원장을, 서 원장의 후임에는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을 내정했고, 통일부 장관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정의용 현 실장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
실장과 함께 외교안보특별보좌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취임 후 안보 분야 투톱인 국가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을 교체한 것은 처음이다.
한반도 긴장 국면 속에서 범여권의 대표적인 ‘북한통’을 모두 투입해 남은 임기 동안 남북 관계 진전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특히 박지원 전 의원의 파격적인 발탁은 다목적 포석으로 보인다. 그는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당대표 경선에서 문 대통령
에 '맞수'로 나선 데다, 이른바 '비문 진영'의 대표격 인사다. 또 민주당을 탈당, 선거 때마다 호남에서 맞붙었던 박 전 의원을 정권
핵심 자리에 내정한 것은 '협치'의 신호로도 읽힌다. '남북 대화'의 상징적 존재인 박 전 의원을 '대북 접촉'의 최전선에 배치한 것도
경색된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지지율 하락의 주요 이유로 '협치 약화', '북한 리스크 관리 실패' 등이 꼽히는 가운데 이뤄진 인사라는 점도 주목된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박지원 전 의원에 대해 "4선 국회의원 경력의 정치인으로 메시지가 간결하면서 명쾌하고 정보력과 상황
판단력이 탁월할 뿐 아니라 18·19·20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활동하여 국가정보원 업무에 정통하다"고 했다. 또 "2000년 남북정상
회담 합의 이끌어내는 데 기여하였으며 현 정부에서도 남북 문제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는 평가"
라고 했다.
서훈 신임 국가안보실장은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에서 외교 안보 분야 공약을 설계한 인물이다. 현 정부 들어 판문점 선언과
남북정상회담 등을 성사시킨 주역 중 한명이고, 대북 접촉 경험이 풍부한데다 문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
그러면서 "미국·일본의 외교·안보 고위 인사들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 현안을 성공적으로 기획 및
조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외교안보 분야 풍부한 정책 경험과 전문성, 국정 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강한 안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국제협력 주도 등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현이라는 국정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공석이 된 통일부 장관엔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의원인 이인영 의원은 당 남북관계 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아 일찍이 차기 통일부 장관
하마평에 올라왔다.
정의용 안보실장은 안보실장 역할을 내려놓고 비교적 부담이 덜한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자리로 이동했다. 정 실장은 그간 수차례
사의를 밝혔지만 그때마다 문 대통령이 반려했다. 취임 때부터 꾸준히 호흡을 맞춰온 데다 미국 백악관 핵심라인과 직접 소통이
가능해 대미 소통 창구로서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정 실장과 함께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을 맡아 1년 6개월 만에 다시 청와대로 돌아오게 됐다. 임 전 실장은
청와대를 떠난 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제도권 정치에 거리 두기를 하는 듯했다.
임 전 실장의 경우 당초 국정원장, 통일부장관 등 여러 자리의 적임자로 거론됐지만 국정원장과 통일부장관의 경우 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임 전 실장에 대한 야권의 집중포화를 우려해 임명직인 외교안보특별보좌관
자리에 발탁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번 대북·안보 라인 교체를 계기로 미국 대선이 치러지는 11월 이전에 북·미회담 성사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최근 한국-유럽연합 화상 정상회담에서도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간 대화 노력이 한 번 더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미 간에 다시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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