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층 높이의 세계 최초 자동차 자판기 빌딩…완공 전 세계적 화제 불러 일으켜

 

15층 규모 수퍼카 자판기 빌딩 '아우토반모터스' 의 모습. /스트레이츠타임스 유튜브
 

 

2017년 싱가포르에 ‘수퍼카 자동 판매기’가 등장해 글로벌 화제가 된 적이 있다. 15층 통유리 건물에 수억원대 고급 차량을 층층이 쌓아놓고, 아래층에서 손님이 터치 스크린을 통해 희망 차량을 지정하면 해당 차량이 자판기 엘리베이터를 타고 손님 눈앞에 내려오는 시스템이었다. 그로부터 4년, 코로나 사태 한복판에서 이 자판기의 상황을 일본 아사히신문이 최근 현장 취재한 기사를 실었다.
 

45m 높이 쇼케이스처럼 보이는 이 자동차 자판기 빌딩의 이름은 ‘아우토반 모터스’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사업의 아이디어는 작은 가게에서 평범한 자동차 딜러로 일하던 게리 홍(49)씨가 고객 중 한 사람으로부터 돈 대신 땅을 넘겨받으면서 시작됐다. 땅 활용 방법을 고민하던 홍씨는 장난감 매장에있는 토미카의 미니 쇼케이스를 떠올렸다. 유리 건물에 자동차를 정렬하고, 타워형 입체 주차장의 기술을 응용해 자동판매기를 만들겠다는 발상이었다. 홍씨는 “설명을 들은 건축사가 ‘미쳤다’고 했지만, 손님들 반응이 재미있다는 것이어서 실행했다”고 했다.
 

마침내 건물이 완공됐고, 개업 하기도 전에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현재 판매 중인 자동차 가운데 최고가는 1936년제 메르세데스 500K 로드스터다. 가격은 약 30억원이다.
 

사업 초반에는 장사가 썩 잘됐다고 한다. 홍씨는 “일반 딜러 방문 때와 달리, 이곳 손님은 자판기 건물을 방문하기 전, 이미 구매 희망 차량을 ‘예습’해오는 경우가 많아 상담 시간이 오히려 짧다”며 “5분만에 포르쉐911을 사간 손님도 있다”고 했다. 포르쉐911의 국내 가격은 1억4000만~1억7000만원이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가 시작됐고, 홍씨 사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싱가포르 정부는 작년 4월부터 약 2개월간 외출 제한령을 내렸다. 절망적이었지만, 6월하순 영업이 재개되자 곧바로 매출이 회복됐다. 이른바 ‘보복 소비’였다.
 

특히 코로나 이후에는 ‘해외에서 부임해 온 대기업 임원’이 새로운 주요 고객층으로 부상했다. 홍씨가 밝힌 최근 매출은 코로나 이전의 80~90% 수준이다.
 

홍씨는 최근 싱가포르 중심부에 또 하나의 ‘자판기’를 건설 중이다. 홍씨는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차 좋아하는 사람’이 모이는 교류의 거점을 만들고 싶다”며 “단순히 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키워 나가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