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학교의 급식업체 인수… 맛집 구내식당 100곳 운영

by 벼룩시장 posted Jul 09, 2022

<LSC Food> 정기옥 대표….직원수 1천명, 작년 매출은 365억원으로 급성장

“근처 직장인들 사이에서 대충 때우는 저렴한 한 끼가 아니라 ‘시청역 맛집’으로 유명해졌어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구내식당 ‘하루정찬’에서 분주히 일하는 단체 급식업체 <LSC Food> 정기옥(66) 대표(사진)는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을 둘러보며 이같이 말했다. 2019년 문을 연 ‘하루정찬 대한상공회의소점’은 구내식당으로는 드물게 포털사이트에서도 검색된다. 고객이 주는 별점은 5점 만점에 4.29점으로 인근 유명 맛집과 비슷하다. 점심(6500원) 땐 200석 규모 식당에 700명이 찾는다고 한다. 정 대표는 “사업 시작 때 처음 들었던 ‘돈 벌고 싶으면 맛없게, 잘하고 싶으면 맛있게’ 하라는 단순한 조언을 철칙으로 새기고 지켜왔다”고 했다.

“둘째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학부모 급식 참관위원으로 활동했는데 급식이 너무 엉망이더라고요. 결국 업체가 부도가 났는데 ‘주부인 내가 해도 더 잘하겠다’는 오기로 덜컥 업체를 인수했어요.”

결혼 전 잠시 회사 생활을 했지만, 사업 경험은 전혀 없었던 그였다. 정 대표는 “주변에선 ‘전업주부가 무슨 사업이냐. 곧 망한다’고 수군댔지만 오기로 밀어붙였다”고 했다. 1999년 친정에서 빌리고 대출받아 전 재산 3억원을 쏟아부었다. 요리 솜씨 좋은 학부형을 설득해 직원 20여 명으로 아들 학교 급식부터 맡았다. 1999년 첫 식당 영양사는 23년째 함께 일하며 현재 회사 운영이사를 맡고 있다.

엄마들 사이에서 소문이 나면서 2005년 30여 곳 학교 급식을 맡을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2006년 한 급식 업체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태로 덩달아 날벼락을 맞았다. 학교 급식은 모두 직영으로 운영하도록 법이 개정되면서 그는 학교 급식 시장에서 철수해야 했다. 정 대표는 “10년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했다.

정 대표가 재기할 수 있었던 건 학교 급식에서 쌓은 신뢰 덕분이었다고 한다. 학부형들이 나서 자신들이 일하는 관공서·공기업·기업 식당을 알아봐 줬다. 학교 급식은 인력을 파견하는 아웃소싱으로 바꿨고, 관공서나 기업의 직원 식당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소 급식 업체에 ‘하늘의 별 따기’였던 대기업 구내식당도 따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17년 말 상생 경영 차원으로 이마트 3개 매장 직원 식당을 개방했는데, <LSC Food>가 경쟁입찰에서 이를 따냈다. 지금은 이마트 28개 점포 직원 식당을 포함해 국회 의원회관, 대한상공회의소 등 관공서·산업체 100여 곳 구내식당을 맡고 있다.

정 대표는 “대기업·중견기업 점유율이 높은 단체 급식 시장에서 <LSC Food>의 경쟁력은 철저한 위생 관리”라고 했다. 재료비 부담이 늘더라도 신세계푸드, 삼성웰스토리, CJ프레시웨이 등 대기업에서 식자재를 공급받고 있다. 정 대표는 “급식은 위생 사고 한 번이면 사실상 폐업이라 예민할 수밖에 없다”며 “밤에 식당이 입주한 건물에 불이 난 것은 차라리 소소한 일이었다”고 했다. 지금도 일정이 없는 날엔 불시에 식당 곳곳을 찾아 ‘암행 식사’를 한다. 정 대표는 “맛있는 밥도 중요하지만 1999년 사업 시작 이후 현재까지 단 한 건의 위생 사고도 없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LSC푸드>는 지난해 매출 365억원을 기록했다. 직원은 약 1000명이다. 직원 모두 정규직으로 회사는 2020년 고용노동부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으로 선정됐다. 정 대표는 2015년 여성 중소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상의 부회장에 선임됐다.

 

그녀는 올해가 매우 힘든 한 해라고 이야기한다. 고물가 행진으로 주요 식재료 가격이 30~40%씩 오른 데다 인건비 부담도 커졌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어려울 때마다 ‘상생’을 생각해주는 분들 덕분에 이겨내고 있다”고 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73 대피할 시간 있었지만...故 현은경 간호사, 마지막까지 환자 지켰다 군복무 중인 아들 장호현(21)씨를 면회하러 간 간호사 고 현은경(50)씨와 가족들. /유가족 제공 경기도 이천시의 4층짜리 건물에서 불이 나 이 건물 4층에 입주... 벼룩시장 2022.08.06 1712
472 “5년간 2억 3천만불 줄게, 일주일에 4시간만 공부해” NFL 애리조나, 한국계 쿼터백 머리와 5년 계약하며 조건 달아 NFL(미 프로풋볼)의 한국계 쿼터백인 카일러 머리(25&middot;애리조나 카디널스)가 구단과 5년간(2... 벼룩시장 2022.08.06 1481
471 서울대 치대 교수가 안타까운 환자 사연 듣고 50억원 들여 벌인 일 치주질환으로 고통받는 장애인 환자 문제로 고민하다 개발한 구강세정기 &lsquo;코모랄&rsquo; 서울대병원 내 헬스케어샵에 입점돼있는 &lsquo;코모랄&rsquo;을 ... 벼룩시장 2022.08.06 1721
470 “컴퓨터학원 문닫고, 도마 제작, 판매로 성공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판로 막힌 도마를 온라인으로 판매&hellip;월 매출 2000만원 베스트 셀러인 미목 편백나무 도마와 김태훈 대표. /더비비드 원목 도마를 만드는 &ls... 벼룩시장 2022.07.29 2083
469 자산31조였던 중국의 금수저 여성 부호, 수개월 만에 재산이 반토막이 난 이유는? 아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인 중국 양후이옌(41)이 수개월 만에 재산 절반을 잃었다. 그녀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컨트리가든의 공동회장이다. 양 회장의 지... 벼룩시장 2022.07.29 1569
468 뉴욕시 경찰국에 최초 한인 경정 탄생 file 벼룩시장 2022.07.23 1910
467 한인 명문가 3세 댄 고, 백악관 요직 임명 file 벼룩시장 2022.07.23 1910
466 메릴랜드 주지사 한국계 딸, 카운티 검사장에 당선됐다 file 벼룩시장 2022.07.23 2252
465 고졸 관심병사가 가맹점 700개 독서실로 키워…시장 평정 자본금 240만원으로 시작해 가맹점 700곳&hellip;강남구 아이엔지스토리 대표 &ldquo;시한폭탄 같은 동료였다...우리는 뺑이치는데, 저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다... 벼룩시장 2022.07.23 1843
464 김병주 회장, 미 프로야구팀 인수 가능성 25억불 사모펀드 운영&hellip;워싱턴 내셔널스 인수 추진 워싱턴포스트가 &ldquo;억만장자로 알려진 &lsquo;MBK 파트너스&rsquo; 김병주 회장(59,사진)이 미 프로... 벼룩시장 2022.07.17 1525
463 20대 뉴욕한인여성,연방하원의원 후보에 출마 엘리자베스 김, 10선거구(맨해튼) 민주당 예비선거 출마 25만달러 선거후원금 모금&hellip;4,000명 지지서명 확보 주목 맨해튼에 거주하는 20대 한인 여성이 연... 벼룩시장 2022.07.17 1768
462 세계 최대 뉴스회사 이끄는 한국계 파워우먼 CNN 인터내셔널 수석부사장 일레이나 리&hellip;국제적 화제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사상 첫 미&middot;북 정상회담이 열렸을 당시, 세계 최대 뉴스 네트... 벼룩시장 2022.07.17 1574
461 바이든, 한국계 신디 정, 美 연방항소법원 판사에 임명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연방제3항소법원 판사에 한국계 여성인 신디 정(47) 검사를 지명했다. 연방제3항소법원은 델라웨어와 뉴저지, 펜실베이니아주를 관할한... 벼룩시장 2022.07.17 1616
460 임기시작 6개월만에 한인단체 지원금 20만불 확보 한인 최초 여성의원 당선된 엘렌 박 뉴저지주하원의원 한인 여성 최초로 뉴저지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엘렌 박(민주) 의원이 임기 초반부터 한인단체 지원금을 위... 벼룩시장 2022.07.17 1619
459 현대차 역사상 최초 7000대 판매…이 영업왕의 비결은? 현대자동차 최초로 7000대 판매를 달성한 영업왕이 탄생했다. 현대차는 경기도 평택시 소재 현대차 안중지점에 근무하는 이양균 영업이사(59)가 지난 6월 29일 ... 벼룩시장 2022.07.17 1551
458 혼자였던 아이들, 4년만에 20억원 대박 낸 사업 벽면녹화사업으로 자립준비청년 돕는 &lt;브라더스키퍼&gt; 기댈 곳 절실했던 유년기&hellip;식물을 발견하고 달라진 인생 2003년 갓 스무 살이 된 김성민 씨는 보육원... 벼룩시장 2022.07.17 1537
457 세계 최초로 美 물리학회 차기 회장 된 한인여성 세계 최고 미 물리학계 이끄는 김영기 시카고대 석좌교수 미국 물리학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과학자 단체다. 정회원으로 등록된 연구자... 벼룩시장 2022.07.09 1455
456 한인, 美신시내티 심포니 부지휘자 발탁 한국 &lsquo;노부스 4중주단&rsquo; 출신 이승원씨 지휘자 이승원(32.사진)이 최근 미 신시내티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부지휘자로 발탁됐다. 127년 역사의 이 악... 벼룩시장 2022.07.09 1548
455 “할리웃 유명 영화에 한인 주연 큰 영광” 파라마운트+&lsquo;헤일로&rsquo;의 하예린...손숙씨 외손녀 스티븐 스필버그가 제작에 참여한 파라마운트+ SF 시리즈 &lsquo;헤일로&rsquo;에 한 축을 담당하는... 벼룩시장 2022.07.09 1448
454 “지역경찰과 한인사회 유대강화에 헌신” 신근호 전 뉴욕한인사법경찰위원장 지병으로 별세 신근호 전 뉴욕한인사법경찰자문위원장이 지난 6월말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75세. 그는 또 퀸즈중부한인회(... 벼룩시장 2022.07.09 1606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 37 Next
/ 37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