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관심병사가 가맹점 700개 독서실로 키워…시장 평정

by 벼룩시장 posted Jul 23, 2022


자본금 240만원으로 시작해 가맹점 700곳…강남구 아이엔지스토리 대표

“시한폭탄 같은 동료였다...우리는 뺑이치는데, 저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다 하는 것 같아서 굉장히 트러블이 잦았다.”

독서실 사업을 하는 강남구(32) 아이엔지 스토리 대표가 출연한 유튜브 영상에는 이런 댓글이 달려 있다. 51사단 헌병대에 함께 복무했었다는 A씨가 올린 글이다. 강남구 대표는 A씨 댓글에 ‘기억해줘서 고맙다’고 다시 댓글을 달았다.

강남구 대표는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른바 ‘관심병사’였다. 이 고졸 관심병사는 지난 2016년 자본금 240만원으로 독서실 사업을 시작했다. 6년 만에 매출 300억원 사업체로 성장했다.

독서실 가맹점 수는 현재 700곳이 넘어 업계 1위이고, 해외(홍콩) 지점도 2곳을 오픈해 ‘K-독서실’을 알리고 있다. 강 대표 회사에서는 독서실용 사무 소프트웨어도 만들었는데, 이 소프트웨어를 통한 거래액이 1100억원을 돌파했다. 

/사진=이태경기자

돈 버는 재미에 대학 대신 창업 선택

1990년생, 경기 양명고를 졸업한 강 대표는 대학 진학 대신 바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동대문에서 구제 청바지를 떼어 와서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팔아봤어요. 그때 서울에서는 구제 청바지가 인기였어요. 하지만 제가 살고 있던 경기도 안양에서는 구할 곳이 없었죠. 2만원에 사온 청바지를 4만원에 팔면서 장사에 재미를 느꼈죠. 6개월 간 1000만원 넘게 벌었습니다.”

그는 사업에 재능이 있었다. 그래서 대학 진학이 아닌 창업의 길을 선택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다. 손대는 사업마다 실패했기 때문이다.

“제대로 준비하지 안고 달려들었기 때문이었죠. 진로를 고민하던 때, 소셜커머스 업체(티몬)에 운좋게 입사했고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했습니다. 고졸 출신이라서 현실의 벽은 높았지만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렸어요. 티켓 할인에 참여할 소매업자를 모으는 영업이었습니다. 스물 두 살에 영업왕이 됐고, 억대 연봉을 받았습니다.”

영업왕의 비결은 그가 몸으로 익혀 터득한 건데, 바로 키맨(Key man)을 잡는 것이었다. 키맨을 만나니까 영업 성과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상대방이 나를 신뢰하는 키맨이면, 그 사람이 다른 키맨을 또 연결해줘서 영업 네트워크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 것이다

내 사업을 하고 싶어서 2013년 자본금 240만원으로 오프라인 진로 교육 강사 파견 회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강연 위주 사업이라 진입 장벽이 낮아 경쟁자가 많아졌다. 또 메인 강사인 제가 입대하고 나서는 회사가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군에 발목을 잡힌 동안에도 회사를 일으키려고 애썼지만 회사 빚이 늘어났다. 온통 회사 걱정 뿐이었으니, 군 생활을 잘하지 못했다. 나중엔 그는 군에서 관심 병사가 되어 있었다.

군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기 위해 분투하던 강 대표는 2조원 규모의 독서실 시장에 눈을 뜨게 된다. 학생 대상 강연시장에서 ‘교육시장’ 수요를 알아본 것이다.

당시 ‘토즈’가 석권한 카페형 독서실 시장에 그는 ‘작심’이란 브랜드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토즈와는 반대 전략을 구사했다. 서울 대신 지방, 메인도로 대신 이면도로, 럭셔리 대신 가성비가 그것이다.

1호점을 청주에 오픈했다. 지방에서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학구열이 높은 만큼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가 몰려 있지만 경쟁도 치열했다. 지방이라고 학구열이 떨어지는 건 아닌데, 수험생이 공부하고, 직장인이 자기계발 할 공간은 턱없이 부족했다. 지방 도서관에 가보니 학생들이 의자 위에 책을 놓고 바닥에 앉아 공부할 정도로 열악했다.

지방에서 성공해 상경하는 전략도 좋았다.

“서울에서 장사가 잘 된다고 소문나면, 지방에서 바로 경쟁업체들이 카피하더요. 서울에서 어렵게 성공하더라도 지방 진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어요. ”

그러나 지방 영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50번 넘게 퇴짜를 맞았어요. 주변에 가격이 더 싼 곳도 많은데 되겠냐, 독서실이 고급스러우면 뭐하냐는 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죠. 근데 저는 믿음이 있었어요. 남들이 안된다고 하는 걸 성공시키겠다는 고집도 있어서 끝까지 밀어붙였죠.”

특히 1호점 가맹점주의 도움이 컸다.

“1호점 가맹점주는 건물주였어요. 3층짜리 건물 1~2층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던 때에 저희가 찾아간 거죠. 초기 인테리어 비용 3억 원을 내주는 대신 매달 로열티를 제외한 모든 수익을 점주가 가져갈 수 있게 계약을 맺었어요. 사실 계약서를 쓰고 나서도 ‘3억원이라는 큰 돈을 정말 우리에게 입금할까?’ 등 별의별 생각을 했는데, 결국 성공한 거죠.”

결국 버림받은 B급 빌딩에서 기회를 찾은 것이다.

“지방에는 엘리베이터조차 없는 낡은 건물들이 많아요. 대로변도 아니고 이면도로에 있으면 공실이 훨씬 많죠. 사업 초기에 자본이 부족했던 저는 이런 B급, C급 빌딩들에 전략적으로 접근했어요. 사업 계획서를 들고 건물주들을 찾아다녔어요. 공실 때문에 고민하던 건물주와 자본이 부족한 저희 회사와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졌죠. 청주 1호점은 말 그대로 대박이 났어요. 매달 순수익만 700만원이 나왔어요.”

고급 독서실을 꾸미려면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들지만, 그는 다른 브랜드가 평당 300만~400만원씩 인테리어 비용을 받아 수익을 남겼지만, 본인은 평당 230만원까지 낮췄다. 품질은 유지하되, 비용을 합리적으로 책정하니 지점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그후 강 대표는  과거 ‘영업 왕’ 경력을 살려 직접 투자자들을 찾아 나섰다. 이렇게 해서 지난 2018년 55억원, 2019년 150억원의 외부 투자를 유치했다. 

2년 전에 대교홍콩과 손잡고 홍콩에 1호점을 열었다. ‘K-독서실’이 홍콩으로 진출한 것이다. 

처음 홍콩에서 독서실 개념을 설명할 때는 힘들었지만 막상 오픈하니 성인 고객들이 많이 오면서 순항하고 있다. 그래서 얼마 전 2호점을 열었다.

강대표는 한국이 비록 인구가 감소하는 시대를 맞이했지만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 독서실 시장은 현재 2조원 정도 규모인데, 커피 시장처럼 앞으로 더 커질 겁니다. 자녀 세대가 줄어드니 공부 공간 수요도 떨어질 거라고요? 그렇지 않아요. 취업난, 재취업 등이 늘어나면서 사람들의 학습 기간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죠. 공무원이 되기 위해 몇 년씩 수험 생활을 하고, 각종 자격증 공부하는 사람들의 연령대도 점점 높아지죠. 시장은 계속 커질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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