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0만명 넘는 탈북 유튜버 20여명… 탈북민들의 온라인 활동 크게 늘어

탈북 유튜버 박연미씨가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탈북 유튜버 인기 1위 '강명도TV-자유조선'을 운영하는 강명도씨

탈북민 유튜버가 인기다. 유튜브를 통해 북한에서의 경험이나 탈북 과정, 탈북 이후 한국 생활 등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수십 여개의 탈북민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10만 명이 넘는 이른바 '실버 버튼' 채널만 20여 개에 달한다.

구독자 10만 명 이상을 보유한 '실버 채널'은 한국내에서 총 8000여 개뿐으로, 성공적인 유튜버의 기준으로 통한다. 한국내 탈북민이 현재 3만 3000명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20명 이상의 실버 채널 운영자를 배출한 탈북민 유튜버들의 활약은 대단한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들어 청년 세대 탈북민의 유튜브 진출이 두드러져, 이들이 탈북민 유튜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주로 일상 브이로그를, 중장년층 유튜버들은 정치·시사를 주력 콘텐츠로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

현재 한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유튜브 채널 1위는 '강명도TV-자유조선'이다. '강명도TV-자유조선'은 1994년 탈북한 강명도 씨가 2019년 말부터 운영하고 있는 채널이다. 현재 구독자 수 48만 명, 누적 조회 수 1억 1900만 회를 보유하고 있다. 정치·시사를 주제로 북한 관련 소식을 전하고 논평하는 콘텐츠 '강명도의 북한문제'를 주력으로 내세우며 현재까지 1500여 개 동영상을 선보였다.

2위는 구독자 수 45만 명, 누적 조회 수 1억 7800만 회를 보유한 채널 '정성산TV'다. 영화감독 겸 제작자인 정성산 씨가 운영한다. 2019년 3월 개설된 이래 1년 만에 구독자 30만 명을 돌파하며 급성장했다.

3위 '놀새나라TV'는 20대 여성 탈북민인 강나라 씨가 운영하는 채널로, 현재 구독자 수 32만 명, 누적 조회 수 4800만 회를 보유하고 있다. 북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뷰티, 먹방, 브이로그 등 다양한 일상 콘텐츠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이 외 △'주성하TV' (4위, 28만 명) △'허준' (5위, 27만 명) △'안찬일TV' (6위, 26만 명) △'손봄향의 사생활' (7위, 25만 명) △'중고차는 유미카' (8위, 23만 명) △'강철환TV' (9위, 19만 명) △'배나무배나TV' (10위, 18만 명) 등이 있다.

해외 유명 유튜버로는 미국에서 북한 인권 활동을 하는 탈북민 박연미씨가 있다. 2020년 8월 ‘Voice of North Korea(북한의 소리)’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영어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박씨는 북한 인권과 탈북민 이슈는 물론 음악, 음식, 문화 등 가벼운 주제를 통해 미국과 북한을 비교하고 있다. 

양강도 혜산 출신인 박씨는 열세 살이던 2007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서 거주하다가 2015년부터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다. 현재 박씨의 유튜브 채널은 개설 8개월 만에 구독자가 50만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 박씨처럼 영어로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북한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탈북민들이 늘고 있다. 이들의 영어 방송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들이 북한 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 노동당 39호실 고위 관리 출신인 아버지와 함께 북한을 탈출해 미국 워싱턴에 정착한 이현성·이서현 남매도 2020년 ‘평해튼’ 채널을 개설했다. 평양에서 금성학원과 외국어학원, 김일성대를 다니고 해외 유학을 했던 이들 남매는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실상을 알리고 있다. 

영국 주재 북한 공사를 지낸 태영호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태영호TV)을 통해 영어 방송을 시작했다. 중국에서 12명의 종업원이 집단 탈북한 류경식당 지배인을 지낸 허강일씨도 미국 뉴욕에서 ‘Change North Korea’ 채널을 운영하며 북한 실상을 알리고 있다. 

평양 출신으로 미국에 정착한 이서현씨가 '평해튼tv'을 진행하고 있다. / 평해튼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