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투자자도 줄 서…글로벌 규제·법 분석 서비스 <피스컬노트> 뉴욕 상장

팀 황이 피스컬노트를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모습. /피스컬노트

 

아이비리그 명문 프린스턴대를 거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을 중퇴한 뒤 2013년 창업에 뛰어든 팀 황(T30)은 최근 한·미 투자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람 중 한명이다. 그가 만든 ‘피스컬노트(FiscalNote)’는 지난 1일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1조6000억원이다.

최근 뉴욕증시에 상장한 피스컬노트는 미국 연방정부, 주정부의 법과 정책, 규제, 관련 판례 데이터를 AI가 수집하고 분석해 다시 세계 6000여개 기업, 공공기관, 로펌, 비정부기구(NGO) 등에 서비스한다. 2분기 3개월동안 약 3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증가했다.

피스컬노트의 첫번째 고객들은 미국을 비롯한 모든 나라 정부들이다. 이들 정부는 다른 나라의 국방, 무역 등 수많은 법과 규제가 어떻게 바뀌는지를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두번째는 기업들이다. 특히 글로벌하게 사업을 하는 대기업들은 자기 사업 영역의 법과 규제가 중요하고, 세금 관련 법도 중요하다. 세번째는 월스트리트의 투자기관과 투자자들이다. 투자를 위해선 리서치 데이터가 필요하다. 

피스컬노트는 세계 100개국에 진출해 있고, 한국, 인도에 지사가 있고 계속 확장 중이다.

피스컬노트는 인공지능을 사용한다. 수십억장의 법률 문서를 하루만에 분석할 정도의 수준이다. 현재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독일어, 포르투갈어 등 10여가지 언어로 스스로 분석해서 정리·정돈한다. 

피스컬노트 같은 AI가 없던 시절엔 변호사들이 수천페이지가 되는 관련 법률을 찾아야 했다. 그곳에 소비했던 시간과 비용을 수천분의 1로 줄여준 것이다. 

의약품을 만드는 기업을 예로 들면, 미국 한 나라에서도 약을 팔려면 각 주의 마케팅 규정을 알아야하고, 어디서 팔 수 있고, 언제 팔 수 있는지. 이런 것들과 관련된 법을 다 따져봐야 한다. 미국에는 FDA(식품의약국)가 있다. 그런데 각 주마다 FDA가 또 따로 있다. 그리고 각 주마다의 세부 규정이 또 있다.

미국 CVS(약국 체인)에 유통을 하려면 각 주마다 규제를 통과해야 한다. 그리고 각 주의 세부규정도 계속 바뀐다. 전 세계에 약을 팔겠다면 더 복잡하다. 

과거엔 이런 일들을 전부 변호사들이 해야했는데, 피스컬노트가이런 것들을 자동으로 확인해 주니까 변호사들이 써야하는 시간을 엄청나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미국 변호사들과는 파트너 관계가 됐다. 피스컬노트의 제품들이 그들의 시간을 벌어주기 때문이다. 

팀 황은 미시간주로 이민온 한인부모의 가정에서 태어났다. 집에서는 한국말로 대화하고 한국 음식을 먹고 한국 TV 프로그램을 보며 자라서 한국말도 잘 한다.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후 창업을 결심한 뒤 실리콘밸리에 처음 갔던 21~22살 때 역시 아는 사람도, 아는 투자자도, 아는 스타트업 창업자도 없었지만  모텔 방에서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16시간씩 일했다. 

 

그 후 법률 분석 인공지능(AI)을 사업 모델로 삼아, 중국계, 대만계 친구와 함께 창업했고, 알고리즘을 만들어 2014년 제품을 출시해 성공을 거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