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 인기를 끈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 창업주 이본 쉬나드(83.사진) 회장 일가가 회사 소유권을 환경단체와 비영리재단에 통째로 기부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쉬나드 회장 부부와 두 자녀는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보호를 위해 이같은 결정을 하고, 지난달 지분 이전을 완료했다.
파타고니아 측은 “현재로서는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라며 “모든 수익은 우리의 고향 지구를 구하는 사명에 영구적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쉬나드 일가가 소유한 지분 가치는 30억달러에 달한다.
쉬나드 일가는 매년 1억달러에 이르는 파타고니아 수익도 전액 기후변화와 환경보호 활동에 사용할 것으로 밝혔다.
쉬나드 회장은 1938년 미국 메인주에서 태어나 요세미티 국립공원 암벽 등반의 1세대로 불렸다. 자동차에서 잠을 자고 고양이용 통조림을 먹어야 했던 가난한 생활 속에서 직접 제작한 등반 장비가 암벽 등반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1960년대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던 시절 그는 북한산의 암벽 등반로를 개척하기도 했다. 제대 후에는 ‘쉬나드 장비’라는 회사를 세워 등산 장비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1973년 그는 환경보호에 대한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파타고니아를 설립했다. 파타고니아 제품에는 유기농·친환경 재료만 사용됐고, 하청업체 직원들의 복지에도 신경을 썼다. 그는 적자가 나는 해에도 매출의 1%를 기부했다.
쉬나드 회장은 억만장자 명단에도 올랐지만, 여전히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낡은 옷을 입고, 미국에서 저가 자동차로 분류되는 스바루를 직접 운전한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쉬나드 회장은 “내 삶을 올바르게 정리할 수 있게 돼 안도감이 든다. 이상적인 방안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기업가가 될 생각이 없었다. 기업이 무엇을 해야할지도 몰랐다”며 “나는 내일 죽을 수도 있지만 파타고니아는 향후 50년간 옳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