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100억캔 판매, 매출 11조 <레드불> 제국의 성공 비결

by 벼룩시장 posted Oct 28, 2022

 

차별화 전략으로 프리미엄 이미지 구축…3시간 이벤트에 900억 통큰 베팅
 

생전의 디트리히 마테쉬츠.

에너지음료 ‘레드불(Red Bull)’의 공동창업자인 디트리히 마테쉬츠(사진)가 세상을 떠났다.

레드불의 시초는 1970년대 태국에서 만들어진 ‘크라팅 다엥’이라는 에너지 드링크다. 크라팅 다엥은 태국어로 ‘붉은 물소’라는 뜻이다. 마테쉬츠와 함께 레드불을 공동 창업한 태국인 찰레오 유비디야가 설립한 제약회사의 인기 제품이었다.

태국 출장 중 크라팅 다엥을 마신 마테쉬츠는 시차로 인한 피로가 씻은 듯 사라진 것을 느끼고 찰레오를 찾아간다. 마테쉬츠는 찰레오에게 이 음료를 유럽 시장에 판매할 것을 제안했다.

찰레오는 태국 중부 피칫주에서 중국인 아버지와 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오리를 키워 생계를 유지하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방콕으로 이주해 약국을 운영하는 형을 돕다가 제약회사를 차렸다.

의기투합한 둘은 1984년 각각 50만 달러를 투자해 회사를 세웠고 유럽인의 입맛에 맞게 음료의 레시피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주원료인 타우린, 카페인, 글루쿠로노락톤 등은 그대로 사용하되 설탕을 줄이고 탄산수를 첨가했다. 1987년 청색과 은색으로 디자인한 레드불을 오스트리아에서 출시했다.

원조 크라팅 다엥은 당시 동남아시아에서 건설 노동자나 운전기사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유럽인들의 입맛도 사로잡을 수 있을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 크라팅 다엥은 동남아와 중국 등지에서 레드불의 저가형 제품으로 계속 판매되고 있다. 넓적한 금색 캔을 사용하며 탄산이 없고 단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레드불은 출시되자마자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마테쉬츠와 찰레오는 엄청난 부를 거머쥐었다. ‘포브스’ 추정 마테쉬츠의 재산은 274억 달러다. 찰레오는 2012년 89세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의 재산은 50억 달러였다.

지난해 1년 동안 전 세계 172개국에서 약 99억캔의 레드불이 팔려나갔다. 2020년 대비 24% 증가한 것. 같은 기간 매출은 약 11조원으로 1년새 24% 증가했다.

레드불 캔. /트위터 캡처

레드불 캔. /트위터 캡처

역사가 아직 40년이 채 안 된 레드불의 급성장은 성숙 단계에 접어든 시장에 진출한 후발업체의 성공 신화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사실 각종 시음 행사 등에서 레드불의 맛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가격은 경쟁 제품보다 비싸다. 레드불은 출시 초기부터 경쟁 제품보다 10% 이상 비싸게 가격을 책정했다. 차별화 전략으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다.

마테쉬츠는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젊은 소비자들을 매혹시켜야 한다고 믿었다. 에너지 드링크의 핵심 고객이 젊은층이란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마테시츠는 직접적인 제품 광고나 홍보보다는 매력적인 이벤트와 콘텐츠를 생산하거나 후원하는 전략을 택했다. 젊은이들이 열광할 만한 행사를 만들고 거기에 레드불 제품과 로고가 넘쳐나게 하면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가 급상승하면서 판매는 저절로 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레드불은 매출액의 3분의 1을 마케팅에 쏟아붓지만 ‘마케팅을 하지 않는 회사’라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자연스럽고 친근한 방법으로 고객에게 다가선다. 

2012년 10월 4일 지상 3만9000m 성층권에 자리 잡은 캡슐 안에서 우주복 차림의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스트리아의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였다. 그의 양 어깨와 헬멧, 다리에는 레드불 로고가 선명했다. 카메라를 향해 경례를 마친 그는 지구를 향해 몸을 던졌고 최고 시속 1357㎞(마하 1.25)로 자유낙하를 시작했다. 4분 19초가 흐른 뒤 낙하산이 펼쳐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무사히 지표면에 안착했다. 인류 최초로 맨몸 초음속 낙하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유튜브로 중계한 초유의 ‘우주 낙하’ 이벤트를 전 세계에서 800만 명이 동시접속으로 지켜봤다. 레드불은 3시간 동안 진행된 이 행사를 위해 5년간 약 930억원을 투자했다. 엄청난 비용이지만 그해 레드불의 매출은 전년 대비 16% 늘었다.

레드불이 개최하는 독특한 행사 중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종이비행기 국제 대회인 ‘레드불 페이퍼 윙스’도 있다. 2006년에 시작된 이후 3년마다 개최하며 대회 규모를 점차 확대해 왔다. 2015년 대회에는 80개국에서 약 4만6000명이 참가했다. 

오스트리아의 스카이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가 2012년 10월 4일 레드불이 준비한 '우주 낙하' 이벤트를 위해 지상 3만9000m 상공에서 지구를 향해 뛰어 내릴 준비를 하고 있다.
2012년 10월 레드불이 준비한 '우주 낙하' 이벤트.

 

레드불의 스포츠 마케팅 활동은 인기·비인기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가장 공을 들이는 종목은 축구와 모터스포츠 포뮬러원(F1)이지만 야구와 농구, 자전거 BMX, 스케이트보드, 카누, 요트, 클라이밍, e-스포츠에 이르는 폭넓은 종목의 행사와 선수들을 후원하거나 과거 후원했다. 

레드불은 미국프로축구(MLS)의 강호 뉴욕 레드불 등 전 세계 9개 프로축구팀(산하 2부리그 팀 포함)을 운영 중이다.

레드불은 마케팅 비용의 3분의 2 이상을 콘텐츠 제작 및 관리에 투자한다. 

레드불 관련 동영상은 2016년 한 해 동안 총 2700만 회 이상 공유되며 기업 관련 동영상 중 공유 횟수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삼성전자로 약 1250만 회, 3위는 맥도널드로 약 860만 회였다.

레드불은 2007년 설립한 자회사를 통해 모든 이벤트의 영상을 페이스북 공식 계정과 유튜브 계정, 별도의 ‘레드불TV’ 등을 통해 서비스한다. 레드불TV는 익스트림 스포츠를 다루는 전문 채널로 레드불이 후원하는 행사를 중계하면서 열혈 시청자층을 확보했다.

 

2007년에는 스웨덴의 무가지 ‘메트로’의 영국 지사와 손잡고 라이프스타일 월간지 ‘레드 불레틴’을 선보였다. ‘레드 불레틴’은 10년 만에 11개국에서 월 발행 부수 200만 부에 달하는 세계적인 매체로 성장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3 햄버거처럼 피자를 1인 메뉴로 빨리 만들자!...대박 난 이 사업은? 임재원 고피자 대표&hellip;인공지능으로 1인 피자 시장 개척&hellip;1,500억대 사업됐다 초벌한 피자 반죽을 스마트 토핑테이블에 놓아두면 인공지능(AI)이 어... 벼룩시장 2023.01.27 1489
552 세계 최초로 美 물리학회 차기 회장 된 한인여성 세계 최고 미 물리학계 이끄는 김영기 시카고대 석좌교수 미국 물리학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과학자 단체다. 정회원으로 등록된 연구자... 벼룩시장 2022.07.09 1495
551 바이든 대통령,북한 인권특사에 한국계 터너 지명 6년간 공석이었던 자리&hellip;대사급 직책, 미상원 인준 받아야 미국무부 인권국에 16년간 근무한 아태담당과장 임명한 것 사진 출처: 미 국무부 인권&middot;... 벼룩시장 2023.01.27 1496
550 공장 청소하며 배운 기술로 네일 혁명… 5년새 매출 172배 셀프 젤 네일 스티커 &lt;오호라&gt; 만드는 유기현 대표&hellip;매출 864억원 달성 &#39;오호라&#39;의 셀프 젤 네일 제품을 손에 붙인 모델의 모습. /오호라 &ldquo;... 벼룩시장 2023.01.14 1504
549 반기문 전 총장, 하버드대학원 졸업식서 연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다음달에 열리는 하버드 케네디스쿨 졸업행사에서 연사로 서게 된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올해 졸업행사에서 ... 벼룩시장 2023.04.14 1509
548 17세 청소년, 5개월간 홀로 세계 52국 비행 최연소 단독 비행 기네스북에 등재&hellip;누나 기록 깼다 벨기에&middot;영국 이중국적의 17세 소년 맥 러더퍼드가 5개월간 홀로 52국을 도는 세계 일주 비행에... 벼룩시장 2022.08.26 1511
547 창업 초기에 아버지 노후 망칠 뻔한 아들, 이젠 매출 1110억원대 전기자전거사 대표로 성공 어린시절부터 친구였던 1995년생 동갑내기 레비 콘로와 로비 데지엘은 미국 전기자전거 시장에 &lsquo;가격 혁... 벼룩시장 2022.09.09 1516
546 애니 전 김미스낵 대표, 김으로 대박신화…현지화가 성공비결 어릴 적 미국인 사회서 자라며 한식 확산시켜&hellip;엄마 손맛 떠올려 김치 수프 시작 애니 전 김미스낵 대표 부부. /사진제공=애니천 &lsquo;애니천(Annie Chu... 벼룩시장 2022.12.17 1517
545 美 탈북민 이서현씨, 웜비어 장학금 수혜 file 벼룩시장 2022.08.26 1518
544 20대 여성이 신발 만드는 아버지의 대를 이은 방법 기능성 신발&middot;깔창 만드는 스타트업 &lsquo;나인투식스&rsquo; 기희경 대표 &ldquo;20대 여자가 이걸 해?&rdquo; 기능성 깔창 및 신발 제조 스타트업 나인... 벼룩시장 2023.02.18 1519
543 문대양 전 하와이 주대법원장 별세 사탕수수농장 후손 3세&hellip; 자택에서 향년 82세 미주한인이민사에서 한 획을 긋는, 하와이 한인사회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문대양(사진) 전 하와이 대법원장... 벼룩시장 2022.07.09 1521
542 “5년간 2억 3천만불 줄게, 일주일에 4시간만 공부해” NFL 애리조나, 한국계 쿼터백 머리와 5년 계약하며 조건 달아 NFL(미 프로풋볼)의 한국계 쿼터백인 카일러 머리(25&middot;애리조나 카디널스)가 구단과 5년간(2... 벼룩시장 2022.08.06 1522
541 고아에 장애까지…그리고 중국집 체인 140개 왕국 세웠다 먹고 살기 위해 배달, 장애까지&hellip;그를 지탱한 건 &lt;그럼에도 불구하고&gt; 정신 중국집 하나로 시작, 8년만에 전국에 체인점 140개&hellip;보배반점 김진혁 사... 벼룩시장 2023.03.25 1524
540 “내가 미군서 장군된 것은…하나님의 은혜였다” file 벼룩시장 2023.04.22 1530
539 캘리포니아 카운티 우체국 이름이 <김장호>가 된 이유는? 김 영 연방하원의원, 관련법안 통과시켜&hellip;&rdquo;지금의 자유는 그의 희생 덕&rdquo; 김장호 일병. /사진: 김 영 미국 연방하원의원실 캘리포니아주 오렌... 벼룩시장 2022.12.23 1534
538 美 하버드대 첫 흑인 총장 탄생...뉴욕 출신 아이티 이민자 가정 출신 뉴욕서 어린 시절 보낸 클로딘 게이 학장 임명&hellip;여성 총장 임명은 사상 두번째 미국 명문대학 하버드대에서 최초의 흑인 총장이 탄생했다. 뉴욕타임스 등 ... 벼룩시장 2022.12.17 1535
537 한인 엘리자베스 김 후보 중도 하차 뉴욕 연방하원 10선거구 도전&hellip;25만불 모금 뉴욕주 연방하원 10선거구(로어 맨하탄, 브루클린 선셋팍 등) 민주당 예비선거에 도전장을 냈던 엘리자베스 김... 벼룩시장 2022.08.06 1537
536 식모살이 소녀, 200억 매출 꽃배달 1위 회사 만들다 한국 1위 &lt;99플라워&gt; 윤공순 대표&hellip;520여개 지점서 2시간 내 총알배송 1981년 경기 평택시에서 3.3㎡(1평)도 안 되는 작은 꽃집으로 시작했다. 사람들이 ... 벼룩시장 2022.11.05 1538
535 중고 옷거래로 55억원 투자 유치한 20대 여성사업가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lt;콜렉티브&gt; 개발한 스타트업 &lt;크레이빙콜렉터&gt;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제작되는 옷은 약 1000억벌이다. 이에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벼룩시장 2022.09.02 1540
534 LA시장 당선자의 며느리는 한인 1세 캐런 배스 당선자, 한인사회 친밀한 관계 유지 LA 에서 최초의 흑인 여성이 시장 자리에 올랐다. 캐런 배스(69) LA 시장 당선자는 첫 여성 시장이자 두 번째 흑... 벼룩시장 2022.11.19 154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 5 6 7 8 9 10 11 12 13 14 ... 37 Next
/ 37

로그인

로그인폼

로그인 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