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계의 신성 권순우(26·당진시청·세계 84위)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통산 2회 우승을 이뤄냈다.
권순우는 호주에서 열린 ATP 투어 애들레이드 인터내셔널 2차 대회 결승전에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구트(35·스페인·26위)를 세트스코어 2대1(6-4 3-6 7-6<7-4>)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권순우는 2021년 9월 ATP 투어 아스타나 오픈에서 첫 우승을 맛본데 이어 개인 통산 두 번째 투어 우승을 달성했다. 그는 2003년 아디다스 인터내셔널에서 한 차례 우승한 이형택(47) 오리온 테니스단 감독을 제치고 한국인 ATP 투어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권순우의 우승 과정은 극적이었다.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전초전 성격을 갖는 이 대회에서 권순우는 당초 예선 2회전 때 토마스 마하치(23·체코·115위)에게 1대2(5-7 6-3 3-6)로 무릎을 꿇으며 일찍 짐을 싸는 듯했다. 하지만 본선 불참자가 생겨나는 행운으로 본선에 올랐다.
권순우는 이후 32강전에서 다시 만난 마하치를 상대로 2대0(6-4 6-4) 설욕전을 펼쳤고, 16강전에선 대회 2번 시드인 파블로 카레뇨 부스타(32·스페인·15위)에 2대1(3-6 6-4 6-4) 역전승을 거뒀다. 8강전에선 미카엘 이메르(25·스웨덴·77위)를 2대0(6-1 6-2)으로, 이후 4강전에선 잭 드레이퍼(22·영국·40위)를 2대1(7-6<8-6> 6-7<2-7> 6-3)로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