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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회 주사, 3~6개월에 15㎏ 빠져…비만약 시장 1500억불
“바늘 여섯 개와 주사용 펜이 들어 있어요. 바늘이 정말 가늘고 반짝이네요. 곧 살이 빠지겠지요?”
최근 소셜미디어 ‘틱톡’에 올라온 한 미국인의 동영상은 첨단 전자 기기처럼 ‘오젬픽’이란 약의 포장을 개봉하는 장면을 담았다. 이 약은 원래는 당뇨 치료제이지만 요즘 미국에선 비만 치료용으로 더 많이 쓰인다. 미국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급격하게 체중을 줄여주는 비만 치료 약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소셜미디어에서 운동·식단 같은 다이어트 단골 소재가 비만 약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2021년 하반기 미국에서 위고비·오젬픽·트루리시티 등 비만 치료에 큰 효과를 보이는 주사제가 출시되고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다이어트 산업의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 미국의 비만 인구는 전체의 42%에 달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80년대 여배우 제인 폰다의 에어로빅 비디오부터 최근의 체중 관리용 스마트폰 앱까지, 다이어트 산업은 운동과 식단 관리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오젬픽·위고비 등 비만 약의 인기가 치솟으며 전통적인 다이어트 업계가 생존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고 했다.
운동, 식단 관리 등을 합친 전통 다이어트 산업 규모는 760억달러 정도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2031년까지 비만 약 시장이 1500억달러를 넘어서며 기존 다이어트 시장의 두 배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 약들에 쓰이는 성분은 ‘GLP-1′로 본래 용도는 당뇨 치료다. 음식을 먹을 때 장에서 나오는 포만감 호르몬을 모방해 적게 먹어도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한다. 이런 효과가 체중이 줄게 하는 예상외의 긍정적 부작용을 유발해 최근엔 비만 약으로 더 많이 소비된다. 주 1회 주사하면 3~6개월 만에 체중이 15% 이상 줄어든다고 알려지면서 지난해에만 100억달러어치가 팔렸다.
한편에선 이 약들을 만능으로 단정하기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젬픽의 한 달 주사 값은 892달러에 달할 정도로 가격이 너무 비싸 대중화하기 어렵고, 약을 끊으면 체중이 원상회복될 가능성이 크다.
부작용 우려도 있다. 메스꺼움 증상이 흔하게 나타나고 소화불량·설사·변비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다이어트 시장의 판도를 바꾼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주사제 위고비. /노보 노디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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