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여성 최초의 美명문 공대 학장 박아형 교수

by 벼룩시장 posted May 10, 2024

미국서 한국형 리더십 보여준 박아형 UCLA 공대 학장…”소통이 나의 힘”
음식 쓰레기를 건축자재로 만든 세계적 저탄소 권위자…수소경제 치고 나가야

A person smiling at cam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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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 않고 오래 이어지는 삶, 지속가능성에 특별한 해법이 있을까. 작년 9월 한인 여성 최초로 미국 LA 캘리포니아 대(UCLA. 사진) 공과대학 학장으로 부임한 화학공학자 박아형 교수는 최적의 에너지 효율을 ‘소통’에서 찾았다.

박아형 학장은 탄소 포집, 저장, 활용(CCUS)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다.

영어를 못해서 한국 입시에 낙방했던 그녀는 캐나다로 떠나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에서 학사와 석사를 밟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화학 생체분자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구환경공학과의 유일한 여성 교수로 컬럼비아 대학에서 16년간 가르치는 동안, 기후 위기와 저탄소 분야 최전선의 연구자로 우뚝 섰다.

UCLA 공대 학장으로 취임한 지 7개월이 지났다. 그녀에 따르면AI 반도체와 저탄소 공법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시급한 기술 산업인데, UCLA 공대가 그 두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 1월에 UCLA는 엄청난 규모의 쇼핑몰을 사서 리서치 센터로 만들었어요. 정부 자금도 많이 유치했습니다. 공학자에게는 연구가 산업이 되고 그 산업이 학생들의 직장이 되죠. 그걸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으니 행복합니다.”

박 학장은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UCLA에 오기 전 뉴욕의 아이비리그 컬럼비아대학에서 공대 교수로 있었다. 

그녀는 한국과 공동 연구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로 건축 자재를 만들고 있다. 그녀는 10년을 고민했다고 한다. 

“음식물 찌꺼기로 뭘 할 수 있을까? 찌꺼기로 수소를 만들 수는 있지만, 공장에 보내서 고온 고압으로 처리하는 건 소용없어요. 문제는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내려가는 걸 싫어하는 거잖아요. 그럼 전자레인지처럼 집에 두고 버튼만 누르면 되는 걸 만들어야죠. 가정용으로 안전해지려면 압력도 온도도 낮아야 해요. 한쪽에선 수소가 나오고 부산물은 건축 자재용 머티리얼로 나와야죠.”

가능한 기술을 개발했지만 아직 상용화를 못 했다. 

한국에서 보낸 고등학교 시절, 오직 대학 입시에 맞춰져 있던 시간을 그녀는 끔찍하게 기억했다.

“잠도 못 자고 멍하니 고2 고3을 보내고 입시에 떨어졌어요. 저는 화학을 좋아해서 화학 선생님이 되고 싶었는데, 영어, 불어, 한자를 너무 못했어요. 영어를 못하니 좋은 대학 가기는 글렀고, 이참에 한국을 떠나서 더 넓은 세상을 보라고 하셨어요. ‘부모로서 자식에게 한번은 기회를 주고 싶다’고.”

미국보다 싸고 덜 무섭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캐나다로 떠난 때가 1992년. 유학원의 도움을 받아 밴쿠버의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에 정착했다. 영어를 못해서 유학을 갔는데, 못하던 영어가 6개월 만에 트였다고 했다. 대체 그의 뇌에 어떤 화학적 변화가 일어난 걸까?

“그곳에서는 저를 꾸밀 필요가 없었고, 정직해질 수 있었어요. 잘해야지, 잘 보여야지, 창피하다… 이런 마음 없이 부딪혔어요. 아기처럼 영어를 배우다 보니까, 확확 늘었어요. 6개월 만에 듣는 게 되고, 1년 되니까 지금 정도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전거 배우기와 비교했다.

“가령 자전거를 매일 5분씩 타면 평생 못 배울 수도 있어요. 매일 리셋이 되니까요. 그런데 일주일을 내리 넘어져도 계속 타면 ‘이거 뭐지?’하고 확 늘거든요. 언어도 그런 것 같아요. 영어를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어요. 완벽해지려는 고민보다, 내가 왜 영어를 배우고 싶은지를 고민했어요.

결국 소통을 하고 싶은 거잖아요. 내가 알고 있는 걸 저 친구한테 알려주고, 교수님께 얘기하고 싶은 거잖아요. 그래서 계속 시도를 했어요. 이렇게 하면 알아듣나, 저렇게 하면 알아듣나. 그러다 보니 눈뜨게 된 건 언어가 아니라 그들의 문화였어요. 발음이 아무리 완벽하고 문법이 정확해도 문화를 모르면 소용이 없었어요. 그렇게 문화가 궁금해서 언어를 사용하다 보니 소통도 빨리할 수 있게 됐어요.”

그녀에겐 상대를 궁금해하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하니까 저절로 영어르르 통달하게 된 것이다.

“그렇죠. 영어를 잘해야 인정을 받고 좋은 직장도 얻는다…? 이 마음이 앞서면 오히려 잘 안 들리는 것 같아요. 언어를 공부로만 접근하면 꼬이는 거죠. 생각해 보면 사회 나와도 공부로 밥 먹고 사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힘든 상황에서 추스르고 일어나는 힘… 생활력의 중요성을 저는 부모님께 배웠어요. ‘저 사람은 사막에서도 살아남을 거야’라는 말이 얼마나 힘이 세요. 난관에 부닥쳤을 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죠.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하고, 주변 사람과 협력해서 풀어가고. 그게 전부 같아요.”

백인 주류사회에서 박 학장은 아시아 여성으로 커리어를 이어가면서 편견이나 차별을 당했을까?

“컬럼비아 대학에서도 16년 동안 학과에 제가 유일한 여교수였어요. 눈에 잘 띄니까 좋은 점도 있지만, 한 번이라도 실수를 하면 쉽게 낙인이 찍히기도 해요. 합니다. 성공을 해도 ‘네가 여자니까 더 주목받은 거 아니냐’는 시선에 변명해야 했고요.

학회에서 일을 배당할 때도 여자 교수에겐 교육 파트를 남자 교수에겐 기술 파트를 맡겨요. 나중에 제가 웃으며 건의했어요. ‘나는 아이가 없어서 교육 파트는 관심이 없고, 저쪽 기술 파트에 남자 교수님은 아이가 셋이라 교육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바꿔주면 어떻겠느냐?’

처음엔 노교수들이 깜짝 놀라더니, 제가 워낙 해맑게 합당한 말을 하니까, 들어주더라고요(웃음). 결과도 좋았고요. 그래서 저는 여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요. 기다리지 말고 원하는 걸 미리 얘기하라고. 앉아서 기다리기보다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미리 얘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적극적인 사람 싫어하는 사람 없습니다.”

 

A group of people walking in front of a buil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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