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되면 주변 지인들의 아픈 소식 더 들려와
연말은 아픈 이를 위한 삶을 다시 그려보는 시간
오랫동안 알고 지내는 지인들이 한두명씩 아픈 소식이 들려오고, 이들의 부음 소식을 전달받을 때가 많다.
최근 한국의 한 칼럼에 이런 얘기가 적혀있다. “맞은 편에 앉았던 사람과 얘기를 나누던 도중 그가 갑자기 눈물을 쏟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최근 함께 일하는 직원 두 명이 갑상선암 진단을, 한 직원의 남편이 위암 진단을 받았다. 며칠 전에는 제가 선배가 외삼촌의 고통스러운 암 투병을 하고 있다는 소식, 또 나의 누나가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했다. 마음이 참 무거웠다.”
통계상으로 한국 국민 3명 중 1명은 평생 살면서 한 번은 암을 앓는다고 한다. 가족이나 친척, 친구 중에 한 명 이상 암을 경험한다는 의미다. 그만큼 암은 우리 삶에 가까이 있다.
그런데 그 암이 자신에게 닥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설마 내가~’ 하는 마음으로 살다가 갑자기 암에 걸렸다는 통보를 받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게 된다. 암 예방, 암 치료, 사후 관리 정보가 곳곳에 널려 있는데도 말이다.
위암 3기 판정을 받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은 후 2년 뒤 다시 유방암 진단을 받은 지인이 있다. 목에 난 물 혹 제거 수술까지 포함해 2년 사이 세 번의 수술과 독한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받았는데도 그 지인은 건재하다. 환우들과 함께 등산을 하고, 웃음보따리 모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신나게 웃고, 외손녀 봐주는 일도 즐겁게 한다고 했다.
그 지인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암 투병의 지혜다. 믿을 수 있는 최신 치료 정보를 찾아 내고,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이런 저런 시도를 했다. 미슬토 주사, 고용량 비타민C 주사로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왕쑥뜸, 족욕도 열심히 했다고 한다.
유방암 진단 후 3년 밖에 지나지 않아 완치 판정은 받지 못했지만, 그 지인은 암환우 같지 않다. “혹시 암이 재발한다면 어떻게 하겠냐"고 물어봤는데, 자신은 겁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경우가 생겨도 당황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친구의 암 소식을 들려왔다. 대장암이고 수술과 함께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 친구는 항암치료와 미슬토 주사, 온열치료를 병행하고 있는데 4차 항암치료가 끝난 지금까지도 큰 어려움 없이 잘 버티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일이 아예 생기지 않으면 더 좋겠지만, 혹시 느닷없이 암 진단을 받더라도 당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암은 관리가 되는 질병이며, 선배 경험자들의 노하우를 활용하면 극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암을 대하느냐에 따라 삶이 확 달라질 수 있다.
연말에는 가까운 지인들에게 소식을 먼저 전하고, 지인들의 병소식에 더욱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연말에는 지인들의 병소식이 더욱 잘 들려오는 것처럼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