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피 물려받은 비탈리 김 주지사, 소셜미디어에 항전 생중계
우크라이나 남부, 조선업 중심의 미콜라이우주 비탈리 김 주지사. / 페이스 북
“지금 미콜라이우 주지사로서 제 역할은 우크라이나 최대 물류항 오데사로 가려는 러시아군과 맞서는 겁니다”
우크라이나 남부 미콜라이우주의 비탈리 김(41) 주지사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미콜라이우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항전 중인 김 주지사는 한국인의 피를 물려받은 고려인 후손이다.
김 주지사는 전략적 요충지인 미콜라이우주를 지키면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항전 상황을 생중계하고 있다. 김 주지사는 전쟁이 시작된 날부터 남부 전선의 전황을 상세히 알리면서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끌어냈고, 러시아군의 비인도적 전쟁 행위를 비판했다.
외신들은 이런 사실을 보도하면서 “김 주지사가 러시아군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매일 올리는 소셜미디어 동영상 메시지”라며 “그가 러시아에 대항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면서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김 주지사는 증조부가 1930년대에 구소련의 강제 이주 정책으로 연해주에서 우크라이나 쪽으로 이주해온 고려인 4세다. 마라코프 국립 대학에서 경영·경제학 학위를 받고 경영자로 일하다가 2019년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민의 종’에 들어가 정치 활동을 시작, 2020년 주지사가 됐다.
그는 “우크라이나 최대 물류항 오데사를 함락하려는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인구 48만의 조선 산업 중심지인 미콜라이우는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의 전세를 결정지을 전략적 요지로 주목받고 있다.
김 주지사는 영어, 불어와 함께 한국어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아버지 올렉산드르 김은 소련 유소년 농구 대표팀에서 활약한 유명 농구 선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