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라면 연매출 1조 이끈 창업자 맏며느리…“불닭은 중독, 안 망해”

by 벼룩시장 posted Mar 02, 2024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한국 언론 중 조선일보와 첫 인터뷰

지난 16일 일본 도쿄 법인 사무실에서 만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삼양라운드스퀘어

최근 일본 도쿄 법인 사무실을 방문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삼양라운드스퀘어

 

김정수 삼양식품그룹 부회장을 경영으로 부른 사람은 시아버지이자 창업주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이었다. 서울예고와 이화여대 사회사업학과를 나온 그는 본래 결혼 후 가정주부였다. 1998년 입사한 그는 “절박해서, 아무것도 몰라서, 그저 바닥부터 뛰면서 일했다”고 했다. 그는 이후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수출 기업으로 올려놓았다. 김 부회장이 만든 불닭볶음면은 현재 미국·중국·일본·영국·독일·캐나다·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전 세계 95국으로 팔려 나간다. 김 부회장을 일본 도쿄에서 조선일보가 만났다. 경영에 뛰어든 지 25년 만에 국내 언론과 처음 하는 인터뷰다.

김부회장은 1994년 시집왔고, 시아버지께서 처음엔 ‘원주 골프장 인테리어 좀 봐달라’고 하셨다. 회사가 흔들리자 나를 영업에 투입했다. 전국 마트, 수퍼마켓을 다 돌아다녔고 “삼양라면 좀 눈에 잘 띄게 배치해 달라”고 허리 숙이며 읍소했다. 

“‘한국 시장선 답이 안 나오니, 내가 외국 가서 물건 팔아 오겠다. 그때까지만 버티자’고. 수출을 해보겠다고 다짐한 이유입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66조원 라면 시장을 뒤흔든 여성’이라는 제목으로 김 부회장 인터뷰 기사를 내보냈다. WSJ은 “김 부회장의 삶이 한국 드라마의 한 페이지를 찢고 나온 것 같다”고 했다.

그녀가 서울의 명동 불닭집 앞에 사람이 많은 것을 딸과 함께 보고 나서 2012년 불닭볶음면을 만들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명동의 한 불닭집 앞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습니다. 사람들이 땀을 뻘뻘 흘려가며 불닭을 먹는 걸 보고 ‘매운 걸 이렇게 다들 좋아하는구나’ 생각했고, 각종 양념을 사서 회사 직원들에게 나눠 주고 ‘이걸로 제품 좀 만들어 보자’고 했습니다.”

“난 알고 있었습니다. 매운맛이 이미 무섭게 인기를 끈다는 걸. ‘나가사끼 짬뽕’이라는 제품을 만들면서 청양고추를 슬쩍 넣어봤는데, 난리가 날 정도로 잘 팔렸습니다. 불닭은 더 잘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2014년 구독자 580만명이 넘는 유튜버 ‘영국남자’가 불닭볶음면을 먹는 런던 사람들 반응을 편집해 유튜브에 올리면서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폭발했다.

김 부회장은 유튜브, 틱톡 등에서 ‘불닭볶음면 챌린지’를 올리는 놀이가 전 세계에 번지는 것을 보며 우리도 소비자 반응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치즈 가루 올려 먹는 유튜브가 터지면 ‘치즈불닭볶음면’을 만들었고, 고추 올려 먹는 사람들을 보면서 3배·5배 매운맛 불닭도 내놨다. 그게 또다시 히트했고 매출도 지속적으로 늘었다.

다들 ‘너희 불닭이 매출의 90%인데 이거 무너지면 어떻게 될지 불안하지 않으냐’고 하면, 김부회장은 그때마다 ‘불닭은 안 무너진다’고 답한다. 중국에서 잘 팔리는 굴 소스인 이금기 소스는 지금도 전 세계에서 3조~4조원어치씩 팔리고, 시장점유율의 90%를 차지한다. 불닭도 그럴 거라 믿는다. 매운맛은 생물학 반응에 가깝다. 먹고 나면 땀이 나면서 개운하고 스트레스가 풀린다. 마치 운동을 하면 개운해지는 것과도 비슷하다. 일종의 기쁨을 주는 맛이고, 한번 먹으면 헤어날 수 없는 중독에 가깝기 때문이다. 게다가 매운맛은 얼마든지 변주가 가능하다. 까르보불닭, 야끼소바불닭처럼…”

“불닭 소스를 더 묽게 만들고 비율을 잘 맞춰 개발하면 어느 음식에나 뿌려 먹을 수 있는 기막힌 소스가 됩니다. 외국 출장 나가 보면 테이블마다 케첩, 마요네즈, 타바스코 소스까지 있는데 고추장만 없습니다. 고추장은 뻑뻑하고 텁텁해 외국 음식에 폭넓게 써먹기 쉽지 않스빈다. 불닭 소스가 거기 올라가면 되겠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올해 안에 리뉴얼해서 내놓을 겁니다. 소스 시장은 라면 시장보다 몇 배는 더 큽니다. 두고 보십시요. 이건 됩니다.”

 

삼양식품의 라면제품들 앞에서 브리핑하는 김정수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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