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1억, 직원 8명→시가총액 13조원 키워
동물적 감각으로 캐주얼게임, 모바일시대 선도
게임회사가 웅진코웨이 인수…또 한 번 파격
고교 중퇴에 게임개발자도 아닌 흙수저 출신이 한국에서 성공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바로 넷마블의 박준혁 이사회 의장이다. 박 의장은 웅진코웨이의 지분 25%를 1조8000억원 가량에 사들이는 거래를 연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고교 2학년 때 자퇴한 그는 1968년생으로 학원비가 없어 초등학교 시절부터 신문배달을 했다. 군 제대 후 중소기업에 취직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수년 간의 준비를 거쳐 1998년 첫 창업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러 사업이 실패, 고배를 마신 방 의장은 게임업계에 눈을 돌렸다. 대규모 설비가 필요 없고, 콘텐츠도 직접 공급할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했던 것이다. 2000년 자본금 1억원, 직원 8명의 게임업체를 인수하고 넷마블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부터 사업가로서 그의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시 쟁쟁한 게임회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방 의장은 PC가 가정에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저연령층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보고 '하기 쉬운 게임'에 승부수를 던졌다. 알까기부터 캐치마인드까지 간단한 무료 게임을 쏟아냈다. 사업 시작 2년만에 국내 회원 1000만명을 돌파했다. 승승장구 끝에 넷마블은 2004년 CJ그룹에 800억원에 매각됐다.
탄탄대로를 걷던 넷마블도 위기가 있었다. 2006년 방 의장이 건강 문제로 물러난 이후 넷마블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체 개발 신작 19개가 모두 실패했다.
방 의장은 물러난 지 5년 만인 2011년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했다. 그는 '모바일 우선을 외쳤고, 그대로 적중했다. 스마트폰이 급격히 확산되며 모바일 게임 시장은 PC온라인 시장을 웃돌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모두의 마블', '세븐나이츠' 등이 잇따라 대성공을 거뒀다. 2018년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