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출신의 홀로서기 창업 노하우…헤어 상품 <실키허그> 고대길 대표
 

고대길 대표 /본인 제공
 

창업하는데 꼭 대단한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인적 네트워크 등 다른 자산을 활용해도 창업할 수 있다. 헤어 브랜드 ‘실키허그’ 고대길(35) 대표는 대기업 재직 시절 관리한 협력업체가 창업의 동력이 됐다. 협력업체를 갑을 관계로 대하지 않고, 동반자 관계를 유지한 게 창업의 비결이다.
 

실키허그는 탈모 완화에 도움이 되는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만든다. 55가지 천연물질로 탈모 완화에 도움이 되는 바이오틴 등 4가지 핵심성분을 만들어낸 게 특징이다. 식약처에서 기능성 화장품 인증을 받아 온라인몰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2018년 출시 이후 트리트먼트만 8만개 팔렸다. 2019년 내놓은 샴푸는 6만개를 팔았다.
 

고대길 대표는 직장인 출신이다. 첫 직장은 신세계그룹의 IT계열사인 신세계아이앤씨다. 신세계그룹 계열사들의 IT 서비스 구축을 담당하면서, 간편결제 SSG페이를 개발한 회사다. 고 대표는 이 회사에서 처음 ‘B2B 구매’를 맡았다. 일하는 데 필요한 각종 소모품을 구매하는 일이었다.
 

“일하면서 많은 협력업체를 만났습니다. 수십 곳의 거래처와 미팅이 늘 잡혀 있었죠. 이후 신세계 그룹사가 아닌 다른 기업의 IT 서비스 구축 일감을 수주하는 영업을 맡게 됐습니다.”
 

입사 3년 만인 2011년 이랜드로 이직했다. “신세계아이앤씨에서 기업 대상 영업을 하면서 이랜드를 맡게 됐어요. 이랜드 측에서 협업 해보더니, 아예 이직을 하는 것이 어떠냐고 하더군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어서 옮겼습니다.”
 

신세계와 이랜드를 거치면서 화장품 등 케어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헤어 관련 제품에 도전하기로 했다. “창업하려고 보니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이 300만원 밖에 없었어요. 일단 가장 자신 있는 제품을 히트시켜서 사업을 키워보기로 했습니다.”
 

그는 물론 헤어제품에 자신이 있었다. 친했던 협력업체가 기능성 헤어제품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회사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젊은 나이에 제조업에 뛰어들겠다는 패기가 기특해 보였는지, 발주한 물건의 납입 대금을 소비자 판매 완료 후 받아 주었다. 공간 문제를 고민하니 사무실 빈 공간을 내주시기도 했고, 다양한 사업 노하우도 전수해 주었다. 예전에 거래처 관리를 잘한 것이 초반 안착에 큰 도움이 된 것이다.
 

첫 제품으로 트리트먼트를 개발했다. 18종 아미노산과 단백질 성분이 두피와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도록 했고, 실리콘 성분을 넣어 모발에 보호막을 형성해 모발 강도를 높이도록 했다. 보습 효과를 통해 모발 손상을 방지한다. 식물성 오일 등 20종의 자연유래 성분도 포함시켰다.
 

“미용실에서 관리 받는 듯한 느낌이 날 수 있도록 개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알아봐 주시더군요. 출시 후 몇 달 지나니 입소문이 났습니다.”
 

트리트먼트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고 탈모 완화 샴푸 개발에 도전했다. 샴푸의 핵심은 천연 성분 추출물에 있다고 판단했다. 유카나무, 보리 등 55가지 천연물질을 찾았다. 일반 샴푸에 들어가는 파라벤 등 유해성분을 쓰지 않고 미국 EWG 그린등급을 받은 성분만 활용했다. 두피 자극을 최소화하는 약산성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탈모 완화에 도움이 되려면 3가지 기능이 있어야 합니다. 두피 혈액 순환 촉진, 두피와 머리카락에 영양 공급, 청결한 두피 환경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샴푸가 바이오틴, L멘톨, 징그피리치온, 나이아신아마이드 등 4가지 성분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해당 성분을 가진 천연물질을 배합해서 샴푸를 만들었습니다.”
 

 머리를 감을 때 가려움증과 열이 해소되면서 청량감과 상쾌한 느낌이 들도록 했고, 점성을 높여 거품이 많이 나도록 했다.

머리 감을 때 쓸 수 있는 브러시도 개발했다. 머리에 샴푸를 묻힌 후 긁어가면서 거품을 내는 기구다. 의료용 실리콘으로 뾰족하게 만들어 각질과 노폐물을 잘 제거하면서, 마사지받는 듯한 시원한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소재가 부드러워 두피를 자극하지 않도록 했다.
 

“머리 감을 때 손톱으로 긁는 분들이 많은데, 두피에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효자손처럼 자극 없이 시원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개발했습니다.”
 

중국산이 대부분인 관련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또 미용실 개점 계획을 하고 있다. 트리트먼트 등을 개발하면서 다양한 두피 관리 노하우를 갖게 되면서  여러 개의 개별 룸을 만들어 고객마다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두피와 모발뿐 아니라 몸 전체 미용을 케어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는 꿈도 있다.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기초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에 탈모 완화에 좋은 생활습관을 알려 주었다.

 

“샴푸를 하고 나서 충분히 헹구는 것이 기본입니다. 기존 감으실 때보다 2배는 더 헹구세요. 두피에 노폐물이나 잔여 샴푸 성분이 남아 있으면 모공 관리에 방해가 되거든요. 드라이도 중요합니다. 출근할 때 급하다고 말리지 않은 채 젖은 머리카락으로 나오면 안 됩니다. 중간 열로 바짝 말려야 합니다.”
 

실키허그 제품 이미지 /실키허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