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경력…판다 할아버지로 불리는 에버랜드 강철원(52) 사육사
한국 땅에서 태어난 첫번째 판다 ‘푸바오(福寶, 행복을 주는 보물)’가 첫 돌을 맞았다. 엄마인 아이바오(만 7세)를 따라 이제는 나무도 잘 타고, 대나무 먹는 연습도 곧잘한다. 지금은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지만 푸바오의 탄생과 성장 과정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푸바오의 어려움을 곁에서 지켜보며 함께 이겨낸 사람이 있다. 33년차 사육사이자 ‘판다 할아버지’로 불리는 에버랜드 강철원(52) 사육사다. 1994년 한국 최초로 들어온 판다 부부 밍밍, 리리도 강 사육사의 손을 거쳤다. 한국과 인연을 맺은 모든 판다들을 돌본 셈이다.
첫 돌을 맞은 푸바오와 강 사육사 / 에버랜드 인스타그램
판다는 번식도 어렵고, 생후 관리도 굉장히 중요한 동물인데, 판다가 멸종 위기에 처한 이유 중 하나가 번식의 어려움이다. 판다의 가임기는 매우 짧다. 1년에 한 번, 그것도 3, 4일에 불과하다. 이 시기를 잘 맞춰야 한다. 어렵게 태어난 새끼도 100일 간은 섬세한 돌봄이 필요하다.
갓 태어난 판다들은 스스로 체온조절을 하지 못해 엄마가 바로 안아주지 않으면 저체온증에 걸린다. 첫 한 달간은 엄마가 거의 안고 있어야 한다. 판다는 사람을 잘 따르진 않는다. 다만 곰과 동물들이 지능이 좋은 편이다.
강 사육사는 1988년 에버랜드(당시 자연농원)에 고등학교 졸업 후 공채로 들어왔다. 당시에는 매년 공채가 있었다. 식물, 동물 분야로 모집을 했는데 동물로 지원을 해서 사육사로 입사했다.
강 사육사는 “생각보다 많은 업무가 있지만 요즘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은 ‘행동풍부화’ 교육”이라고 한다. 동물 본연의 습성을 찾아주기 위한 활동이다. 먹이를 숨겨 찾을 수 있도록 해주거나 판다처럼 숙명적으로 나무에 올라갈 수밖에 없는 동물에게는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나무에 오를 수 있도록 구조물을 만들어주기도 하는 식이다.
그는 “사육사도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했다. 생명을 돌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일을 하면서 동물 관련 학과로 야간 대학을 다녔고, 졸업 후 동물과 식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보니 식물 공부를 하고 싶어 조경학과에 편입해 졸업했다. 대학원은 또 번식 쪽으로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