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선씨, 메트 데뷔…푸치니의 라보엠 지휘, 소프라노 박혜상, 바리톤 강주원 출연
지난 해 초 세계 3대 오페라단 중 하나로 손꼽히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첫 오케스트라 지휘를 할 예정이었던 김은선씨. 그녀는 코로나 19 사태로 지난 1년 이상 시즌 공연이 전격 취소되면서 지휘를 할 수 없게 됐다. 그리고 마침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오는 9월27일부터 새 시즌을 시작하면서 김은선씨는 이번에 새로 지휘봉을 잡을 꿈에 부풀어 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2021~22 시즌 공연 일정을 발표하며 김 지휘자와 함께 제인 글로버, 캐런 카멘섹, 수잔나 말키키, 나탈리 슐츠만 등 5명의 여성 지휘자들이 새 시즌에 메트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잡는다고 밝혔다.
김은선 지휘자는 지난해부터 5년간 샌프란시스코오페라단의 음악감독을 맡는다.
한인이 세계 주요 오페라단의 음악감독을 맡는 것은 지휘자 정명훈씨에 이어 두 번째이자 한국인 여성으로는 처음이다.
그녀는 객원 지휘자로 초청돼 오는 11월9일부터 링컨센터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 오르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을 지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 데뷔한다.
한편, 이번 시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무대에 오르는 한인 성악가는 소프라노 박혜상과 바리톤 강주원이다. 메트 오페라의 촉망받는 영 아티스트 출신인 소프라노 박혜상은 오는 12월10일~1월5일까지 공연되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밤의여왕의 딸 파미나로 노래한다.
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소속 성악가인 바리톤 강주원은 오페라 ‘라보엠’의 마르첼로 역으로 오는 12월3일 메트 오페라에 정식 데뷔한다.
지휘자 김은선씨는 2년 전 드보르자크 오페라 ‘루살카’로 데뷔해 언론과 청중의 호평을 받았다. 연세대 음대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음대 재학 중 2008년 스페인 헤수스 로페스 코보스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명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과 키릴 페트렌코의 오페라 지휘에서 보조 지휘자로 일했으며 독일 베를린 국립 오페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등 유럽 주요 오페라 극장과 워싱턴 국립 오페라, 휴스턴 그랜드 오페라 등 미국 주요 오페라극장에서 지휘자로 활동해왔다.
지휘자 김은선씨의 아버지는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이다. 7년 전 100세를 일기로 눈감은 외할머니는 우리나라 최초의 산부인과 '여의사'였다.
김은선씨는 "'첫 여성 음악감독'이란 게 자랑스럽지만 나도 언젠간 그냥 '지휘자'라고 불릴 날을 기다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