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5벌을 한 번에 걸게 한 영업사원의 아이디어

by 벼룩시장 posted Mar 26, 2022

 

백화점·할인점에 납품하는 영업직 출신, 획기적인 <바지걸이>로 창업 성공

마이 퍼펙트 바지걸이를 들고 있는 정 대표 /태원트레이딩

마이 퍼펙트 바지걸이를 들고 있는 정 대표 /태원트레이딩

10년째 작은 옷걸이 전문기업을 운영하며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창업가가 있다. 태원트레이딩의 정형태 대표다. 

‘마이퍼펙트 바지걸이’가 대표 제품이다. 바지가 옷걸이에서 미끌어져 떨이지지 않도록 하는 ‘논슬립(non slip)’ 옷걸이 원조격이다. 옷걸이 하나에 바지 5개를 걸 수 있는 제품으로는 유일하다. 6년 전 출시와 동시에 TV홈쇼핑에서 완판 기록을 여러번 낸 적도 많다. 온라인몰(https://bit.ly/353C0qX)에서 한정기간 공동구매 행사를 하고 있다.

정형태 대표는 창업 전까지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점에 상품을 납품하는 회사의 영업직으로 7~8년을 일했다. 그러다 내 사업이 하고 싶어졌다. 

“상품을 들여와서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납품하는 건 일정한 공식이 있어요. 제가 그 분야를 오래 했으니 제가 독립해 나와도 충분히 혼자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제는 ‘어떤 상품을 들여와 팔 것이냐’였다. 또 창업 자금은1000만원이 전부였다. 거액을 들여서 고급 제품을 들여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고심 끝에 선택한 제품이 옷걸이와 청소도구 같은 생활용품이었다. 문제는 모두가 ‘만만하다’고 생각하는 데 있었다. 가격이 더 싼 중국산 카피 제품도 많았다. 경쟁이 쉽지 않았다. 

“유럽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차별화를 해봤어요. 생활용품 중에선 고급 제품을 들여와서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에 납품했죠. 하지만 매번 중국에서 값싼 유사 제품이 들어오니 판매가 잘 되질 않았습니다.”

4년 넘게 시행착오를 겪었다. 좋은 제품을 들여오면 곧 카피 제품이 생겼다. 고심 끝에 ‘직접 내 제품 개발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기존에 나온 바지걸이와 비슷한 형태인데요. 옷걸이 본체에 봉(bar) 4개를 붙여 바지 5개를 한 번에 걸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다섯 벌을 다 걸더라도 바지가 서로 겹치지 않게 설계됐다. 바지를 접지 않아도 돼, 주름없이 보관할 수 있다. 바지를 거는 각각의 봉은 옷걸이 본체에서 쉽게 분리된다. 바지 하나를 꺼낼 때 바지 5개가 걸린 옷걸이 전체를 옷장에서 꺼낼 필요 없이, 봉 한 개만 쏙 빼내서 입을 수 있다. 소재는 강철을 써서 내구성을 높였다.

실용신안과 디자인 등록을 취득한 덕에 개발 후 6년이 지났지만, 복제품이 등장하지 않았다. 간편하고 실용적이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한 달 5000~6000개씩 팔리고 있다. TV 홈쇼핑에 나간 적도 있다. 6벌을 한 번에 걸 수 있는 제품도 있다.

“덕분에 회사가 많이 안정화됐습니다. 그래도 많은 돈을 버는 수준은 아닙니다. 돈이 생겨도 다른 상품을 개발하는 데 쓰고 있습니다.” 

당장 생활의 질이 크게 나아진 것은 아니지만 내 사업을 하는 지금이 직장 생활 때보다 훨씬 행복하다. 

“절대 무리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업 빚도 딱 제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지죠. 당장은 조금 느려 보여도, 제가 세운 목표를 향해 차츰차츰 나아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객관적으로 크게 성공한 것은 아니지만 예전보다 훨씬 더 행복합니다..”

영업이 힘들 때가 있지만, 온라인몰에 이어 큰 백화점 한두곳을 공들여서 계약을 트고 나니 그 뒤론 영업이 많이 수월해졌다.

앞으로 바지걸이에서 성과를 냈으니 다음은 상의걸이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미 하나 특허 출원한 제품이 있다고 한다. 좀 더 보완해서 곧 시판할 예정이다.

 

“최종 꿈은 옷걸이 외에도 다른 생활용품으로 제품군을 넓혀서 소비자들의 생활이 좀 더 편리할 수 있도록 돕는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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