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 동포 단체인 세계한인무역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영산그룹의 박종범(66) 회장은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곳곳을 누비는 한상들은 모두가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도울 수 있는 적임자”라며 “이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지난 1999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독일어 통역을 할 수 있는 직원 한 명을 둔 작은 무역 회사를 만들어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20여 년 만에 이 회사를 세계 20개 국가에 28개 사업장을 두고 연 5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키웠다.
원래 그는 기아자동차 상사 부문의 오스트리아 법인장이었다. 외환위기 여파로 1998년 말 기아차가 현대차에 인수합병되면서 귀국 명령이 떨어졌다. 그는 귀국하지 않고 빈에 남아 작은 무역회사를 만들었다.
우크라이나 사탕 공장에 한국산 비닐 포장지를 납품하는 게 첫 사업이었다. 기아차 법인장 시절 알고 지내던 우크라이나 기업 담당자와 우연히 연락하게 된 걸 계기로 일감을 따냈다. 그 이후 카메라 필름, 포장지, 원목용 PVC 필름 등으로 조금씩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그를 성장시킨 원동력은 ‘신뢰’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