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자퇴한 후 이불 하나로 월 매출 5천만원 번다

by 벼룩시장 posted Feb 11, 2023

 

아버지가 팔던 이불을 온라인 인기 제품으로…김상훈 드림베딩 대표

드림베딩 김상훈 대표는 부모님이 운영하는 이불공장을 이어받아 온라인 판매에 뛰어들었다. /더비비드

드림베딩 김상훈 대표(33)에게 이불 공장은 부모의 삶터이자 그의 놀이터였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 이불공장에서 이불을 개는 일을 도왔고, 대학생이 된 후 이불 공장을 자주 찾게 됐다. 

“기왕 용돈벌이를 할 거라면 부모님 일이나 도와드리자는 마음으로 공장에 한 번씩 찾아갔습니다. 어릴 땐 안 보이던 것들이 곧 보이더군요. 봄·가을마다 팔리지 않아 쌓아둔 이불이 대표적입니다. 알고 보니 성수기인 여름·겨울 두철 장사로 봄·가을의 적자를 메꾸는 구조더군요.”

1톤 트럭에 이불을 싣고 다니며 직접 팔아보기로 했다. 가까운 아파트 단지부터 공략했다. 나중엔 아주머니들 사이에서 도매가로 저렴한 이불을 살 수 있다고 소문이 나면서, 나갈 때마다 2~3시간 만에 100만 원어치를 파는 날이 많아졌다.

2012년 대학에 자퇴서를 제출했다. 이불 공장을 이어받기로 결심한 것이다. 아버지를 대신해 운전대를 잡았고, 주요 거래처 담당자들과 안면을 텄다.

4년간 생산 라인 공정에서 일하며 이불 공부에 매진했다. 부모님은 20년간 박리다매 전략으로 이불을 만들어 팔았다. 

주로 취급하는 이불은 낮은 등급의 하급 이불이었는데, 더 좋은 이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요즘 유행한다는 스티치 자수를 넣거나 마감을 더 꼼꼼하게 마무리해 고급이불을 만들었지만 거래처 반응은 시원찮았다. 이미 고급이불을 공급해주는 공장이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매년 두 번씩 찾아오는 비수기를 견디는 일이었다. 새로운 전략이 필요했다. 고민 끝에 온라인 시장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비수기 매출이 성수기의 10%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온라인 쇼핑몰을 찾아보게 됐습니다.”

간절기용 세트상품(침대 패드·이불·베개커버)을 구성해 2014년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 입점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으로 상세페이지를 만들었다. 

“사무실 한쪽을 깔끔하게 치우고 이부자리를 연출해 나름 공들여 촬영했는데, 신기하게도 그해 6월 쿠팡에서만 월 1000만원이 넘는 매출이 났습니다.”

성수기엔 온라인 판매를 중단했다. 

“여름·겨울철엔 물건이 없어서 못 팔만큼 수요가 많기 때문이에요. 그러다가도 비수기가 되면 다시 판매창을 열었습니다. 오프라인에서는 성수기가 끝나자마자 판매가 확 줄어드는데, 온라인에서는 비수기라는 말이 무색하게 판매가 계속되기 때문이었죠.”

2015년 드림베딩(꿈꾸는 자리)이라는 이름을 짓고 온라인 판매를 본격화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신제품을 하나씩 내놓았다.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쿠팡에 가장 먼저 제품을 공개합니다. 쿠팡에서는 인지도가 없는 신생브랜드나 신제품도 제품 경쟁력만 있다면 빠르게 구매로 전환됩니다. 일주일이면 충분해요. 고객 수가 워낙 많은 플랫폼이기 때문에 쿠팡에서의 소비자 반응은 거의 틀리지 않더라고요.”

드림베딩의 온라인 매출을 견인하는 효자 상품은 모달 이불이다. 

“모달은 민감성 피부에도 자극적이지 않아 속옷의 소재로도 흔히 쓰이는 원단인데요. 모달 이불을 만들기 위해 작년 가을에 4000만원짜리 기계를 들였어요. 단일 상품으로만 온라인으로 월 5000만원 매출을 찍었으니 큰맘 먹고 투자한 보람이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만나는 소비자들은 냉정하지만 그만큼 공정하다.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제품은 적어도 중급 이상만 취급하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한 이불을 중간 유통 과정 없이 판매하는 구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도 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프라인 도소매 이불 시장 규모는 해마다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실제로 도매 매출이 6~7년째 매년 10% 이상 떨어지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성·비수기를 가리지 않고 온라인 판매창을 계속 열어뒀다. 현재 전체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40% 인데, 수년 안에 100%로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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