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 김, 밀수작전 배후에서 지휘하던 중국인 총책 유죄판결 이끌어
미국에 서식하는 토종 거북들을 산채로 잡아들여 중국 애완동물 암시장에 판매한 밀수조직의 총책 인 중국인이 미국에서 3년 넘는 감옥생활을 하게 됐다. 미국 땅에 발 한 번 들이지 않고 밀수작전을 지휘하던 이 중국인은 다국적 공조 수사로 덜미가 잡혀 미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뉴저지 연방지법은 이 같은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K(25)에게 징역 38개월을 선고했다고 법무부가 발표했다. 또 벌금 1만 달러와 1년 보호관찰도 함께 선고했다. K의 유죄 선고와 수사 과정을 발표한 수사 총책은 바로 한인 토드 김 환경·천연자원 담당국 차관보다.
미 법무부에 따르면 2017년 6월부터 1년 6개월간 미국에서 최소 1500마리의 거북들이 산채로 ‘납치’된 후 홍콩을 거쳐 중국으로 보내졌다. 애완동물 암시장에서 거래시킬 목적으로 잡아들인 것이다. 타깃이 된 거북들은 동부상자거북, 플로리다상자거북 등 5종류다. 모두 멸종위기종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다자간 국제협약인 CITES에 등재돼 보호를 받고 있는 멸종위기종이다.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파충류 애호가들로부터 수요가 많은 종으로 알려져있다. 마리당 650달러에서 2500달러까지 값이 매겨진다. 또 독특한 문양을 한 암컷 거북의 경우 최대 마리당 2만 달러까지 값이 매겨진다고 한다. 납치당한 거북들의 몸값은 총 225만달러에 달한다.
이 거북들의 납치·밀수·밀거래 과정을 총괄하고, 돈줄을 댄 핵심 역할을 바로 중국인 K였다. 미국산 거북의 납치·밀거래 사실을 알고 조직의 총책을 쫓던 미 수사당국은 K의 신분을 특정한 뒤 2019년 1월 그가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파악한 후 콸라룸푸르 공항에서 말레이시아 왕립경찰의 협조로 그를 체포됐다. 미국으로 압송된 K는 재판과정에서 유죄를 시인했다.
이같은 K의 유죄 선고가 있기까지 모든 수사 과정을 총괄한 토드 김 차관는 지난 3월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지명됐다. 환경과 자연자원에 관한 법무정책과 수사 관련 업무를 총괄해왔다. 김 차관보는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해외에 머물더라도 불법 야생동물 거래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을 끈질기게 수사하고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상자거북. 사진: 미 국립공원관리청
김 차관보는 하버드대 학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법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1998년부터 8년간 미 법무부에서 일했다. 그후 12년간은 워싱턴DC 법무국장을 지냈고, 대형 법률회사에서 변호사로 일했다.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차관보에 그를 미국 토종 야생동물 밀수문제를 맡겼고, 김 차관보는 맡겨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