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훈 셰프가 자신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라 타바티에' /원종훈 제공
원 셰프는 원래 신학대학에서 교회음악을 공부했다. 미국 댈러스의 대학원으로 유학을 왔다가 어릴 적부터의 꿈인 베이커가 되기 위해서 ‘미국요리학교(CIA)’에 입학, 제과 제빵을 전공했다. 뉴욕의 발타자와 일본 빵집 ‘상 오노레(St. Honore)’에서 경력을 쌓고 세계적 명성의 ‘고든램지’,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정식’의 초대 디저트 셰프로 근무했다. 이후 자신의 베이커리 라 타바티에를 열었다. 고급 레스토랑의 주방을 나와 동네 빵가게 주인이 된 것이다. 그의 철학은 최소한의 재료를 사용하는, 자연스럽고 맛있는 빵을 만드는 것이다.
라 타바티에의 성공 이후, 원 셰프는 작년 맨해튼 중심가에 베이커리 카페 파베를 열었다. 이스트빌리지의 와인바 ‘놀이터(Noreetuh)’를 운영하는 안진혁 대표와의 협업이다. 매일 새벽에 나와서 반죽과 정형을 하고 마지막 스코어링(scoring·빵의 급한 부풀림과 불균형 조형을 조절하는 칼집 내기)으로 마무리한다.
미국에서는 의외로 좋은 밀가루, 좋은 우유, 좋은 버터를 구하기 쉽지 않다. 노조의 로비로 다양한 유제품과 밀가루의 수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제빵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있는 프랑스나 일본 셰프들도 뉴욕에서는 고전하는 이유다. 그런 환경에서도 원 셰프는 좀 더 좋은 재료를 찾기 위한 노력을 중단하지 않는다. 장인의 손길이 배어있는 맛있는 빵에 이런 좋은 재료를 첨가한 각종 샌드위치는, 공급되는 빵을 쌓아놓고 샌드위치를 만들어 파는 가게들의 것과 다를 수밖에 없다. 한 프랑스 방문객은 “맨해튼 한복판에서 한국인 베이커가 만드는 빵이 프랑스 빵의 맛을 내는 점이 너무 놀랍다”며 감탄했다.
(위 기사는 박진배 뉴욕 FIT 교수의 글을 요약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