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키운 <젊은 발명왕>, 40만명이 감탄한 아이디어

by 벼룩시장 posted Jun 03, 2022

어디든 붙일 수 있는 샤워기 헤드 빨판 개발, 40만개 판매…미국에도 수출

기타리스트에서 CEO로 변신…샤워기 어디든 붙여주는 실리콘 빨판 개발

돈 벌겠다며 지방에서 서울에 올라와 중국집 배달부, 나이트클럽 웨이터, 유흥업소 밴드 기타리스트 등을 전전했다. 때론 노숙까지 할 정도로 어려우면서도, 발명가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바로  ‘편리한형제’의 김근형 대표(사진)다. 그는 끝내 월 3억원 매출 스타트업 CEO가 됐다.

김근형 대표 /편리한형제

편리한 형제의 대표 상품은 ‘샤워프리 1초 홀더’다. 실리콘 소재 빨판 형태로 돼 있다. 샤워기 헤드를 분리한 뒤 빨판을 돌려 끼우고 샤워기 헤드를 다시 호스에 부착하면 된다. 흡착력이 강해 욕실 벽이나 천장, 바닥, 욕조, 변기 등 어디든 강하게 붙는다. 샤워프리 홀더가 부착된 일체형 제품도 있다. 온라인몰(https://bit.ly/3t2uaqK)에서 한정 공동구매 행사를 하고 있다.

어릴 때 형편이 어려웠다. “강원도 태백이 고향이에요. 할머니 손에서 컸죠. 할머니가 상추를 따다 주시면 그걸 제가 자전거에 싣고 시장에서 가서 팔고 오곤 했습니다. 한 단에 700원을 받아오면 좋아 하시고, 600원을 받아오면 언짢아하시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려운 생활의 탈출구는 ‘발명’이었다. 뭔가 만드는 게 좋았다. 

“일상생활의 불편을 개선하는 게 재밌었어요. 아이디어 구상이 취미가 됐죠. 초등학교 때 발명 대회에서 상을 받으면서 시작된 것 같아요.” 하지만 발명이 생계를 해결해 주지는 못했다.

일을 구하는 게 쉽지 않았다. 

“돈이 없어 병원과 교회에서 도둑잠을 자고, 노숙까지 했습니다. 중국음식점 배달 일을 하고, 나이트클럽 웨이터로도 일했습니다. 그러다 ‘밴드를 모집한다’는 전단을 보고 연락했더니 밤 업소 밴드더라고요.”

고민 끝에 밴드에 기타리스트로 들어갔지만 기타는 만져 본 적도 없었다. 

“밤에 어깨너머로 배우고 낮에 혼자 연습하는 방법 밖에 없었어요. 일이 익숙해진 뒤엔 술 취한 손님이 욕을 하거나 술병을 던지는 일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버텼더니 업계에서 나름 이름난 기타리스트가 됐다.

고된 일을 잊게 해준 건 발명노트 작성이었다. 밤에 일하면서 낮에는 발명 노트에 아이디어를 적으며 연구를 했다. 몇 개는 특허도 받았다.

그렇게 개발한 대표 상품이 ‘샤워프리 1초 홀더’다.

샤워기로 간단히 씻을 때 불편하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샤워기로 간단히 머리를 감거나 발을 씻기가 참 불편하잖아요. 한 손으로 샤워기를 잡고 남은 한 손으로 씻어야 하니까요. 굽힌 허리에 맞춰서 욕실 유리 같은 데 부착할 수 있으면, 두 손으로 빠르게 머리 감거나 발을 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 연구에 들어가 시제품을 만들었다. 만족스러웠다. 

“시장에서 통할 거란 확신이 들었어요. 바로 창업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밤에 기타치고 낮에 창업 준비하느라 잠을 거의 자지 못했어요. 몸이 좀 망가지기도 했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니 힘든 줄 몰랐습니다.”

완벽한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수만 번 테스트를 해서 흡착력과 내구성을 검증했습니다. 울퉁불퉁한 표면만 아니라면, 어디든 2시간 이상 붙게 되더군요.”

작년 5월 첫 제품을 내놨다. 월 500개 정도 제품이 나가다가, 한 TV홈쇼핑에 소개되면서 판매량이 월 3만 5000개로 뛰었다. 아기나 반려견 씻길 때 좋다고 입소문이 났다. 키에 맞춰 부착해 놓고 씻길 수 있는 것이다. “샤워기를 붙여 놓으니 두 손으로 쉽게 씻길 수 있다고 좋아하십니다.”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온라인몰(https://bit.ly/3t2uaqK)을 중심으로 40만개가 넘는다. “미국,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등에 수출 계약도 진행 중입니다. 세부 조건만 마무리되면 곧 해외에서도 판매될 예정입니다.”

제품 독창성을 인정받아 특허청이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기도 했다.

3개의 모방 제품이 나왔는데, 특허 덕에 전량 폐기 조치가 가능했다. 외국에도 곧 특허를 낼 예정이다.

제품 다양화에 집중하고 있다. 빨판에 그치지 않고, 빨판이 달려 있는 일체형 샤워기 헤드도 내놨다. 헤드부분에 정수필터가 들어있어서 외부로 노출되지 않고, 필터 교체 비용이 저렴한 편이다. 싱크대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는 창업 경험 나누는 걸 좋아한다. 창업 과정을 담은 영상을 꾸준히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사업 시작한지 얼마 안돼 영상을 만들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망할지 모르지만 목숨 걸고 잘해보겠다’ 각오를 보이려는 목적이었죠. 발명가가 직접 사업하면 망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사업이 잘되면서, 예비 창업가들이 정보를 얻기 위해 오는 채널이 됐습니다.”

예비 창업가들을 직접 만나 컨설턴트 역할도 한다. 

그는 “국내에서만 올해 연 매출 5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며, “수출까지 포함해서 빨리 연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고 싶다.”고 밝혔다.

샤워프리 1초 홀더 제품(왼쪽)과 홀더 일체형 샤워기 /편리한형제

 

샤워프리 1초 홀더 제품(왼쪽)과 홀더 일체형 샤워기 /편리한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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