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 밥 먹는 노숙인 보고…가난한 환자들의 ‘우산’이 됐다

by 벼룩시장 posted Nov 11, 2022


노숙인 등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한 22년…성천상 받은 ‘길 위의 의사’ 최영아


최영아(52) 서울시립서북병원 내과 전문의는 대학병원 교수직 제의도 사양하고 20년 넘게 노숙인의 곁에 머문 의사다. 그녀가 ‘길 위의 의사’ ‘노숙인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이유다. 

내과 전문의가 된 뒤엔 ‘의사는 병이 가장 많은 곳에 가야 한다’는 사명감에 따라 안정적 대학병원 교수 자리를 마다하고 20여 년간 노숙인을 위해 살아왔다.

최영아 내과전문의는 올해 제10회 성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안정된 생활을 선택하는 대신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노숙인들을 위해 평생 인술을 펼쳐왔다는 것이 선정이유다.
성천상은 JW중외제약 창업자인 고 성천 이기석 선생의 생명존중 정신을 기려, 사회에 귀감이 되는 의료인을 발굴하기 위해 2012년 제정됐다.
1989년 이화여대 의과대학에 입학한 최 전문의는 예과 2학년 때 무료급식 봉사활동에서 길가에 주저앉아 폭우 속 빗물 섞인 밥을 먹는 노숙인들을 만난다. 충격과 고통이 한꺼번에 밀려왔다. 

열악한 환경과 그에 따른 질병 노출, 그럼에도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노숙인 의료공백 현실을 목격하고 이들을 위해 자신의 일생을 바치기로 결심했다.

1970년 서울에서 태어난 최영아가 이 길을 걷는 데에는 부친의 영향이 컸다. 전쟁 때 이북에서 홀로 내려와 자수성가한 아버지는 밥 굶는 사람들을 집으로 데려와 먹이고 입혔다. 

“당시는 삼시 세끼 밥을 먹을 수 있으면 부잣집이란 얘길 듣던 시절이었습니다. 우리 아버지 말고도 많은 사람이 그렇게 나누면서 살았고, 그게 당연했습니다.”
이후 의료봉사를 이어가며 2001년 내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그는 20년 이상 노숙인 치료를 해 왔다. 2002년 청량리 뒷골목에 ‘밥퍼 목사’로 알려진 최일도 목사와 함께 다일천사병원을 세우고 의무원장을 맡은 것이 출발이었다. 당시 병원의 유일한 의사로서 사택에서 생활하며 밤낮없이 하루 100명 넘는 노숙인을 밤낮없이 돌봤다. 당시 그의 월급은 100만원이었다.
이후에도 노숙인, 독거노인 등 의료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봉사를 이어가며 자선병원과 비영리법인 설립에도 앞장섰다.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 있는 요셉의원에서 자원봉사 의사로 근무하고, 서울역 앞에서 노숙인 지원 사업을 하는 다시서기의원을 설립했고, 여성 노숙인 쉼터인 마더하우스도 만들었다. 

그녀는 노숙인들을 통해 너무 귀한 깨달음을 많이 얻었다고 했다.

“덕분에 돈을 내고도 못 배울 공부를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질병에 대해 엄청난 훈련을 받았지요. 가난한 환자들 대부분은 의사에게 많은 인내를 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성격 안 좋고, 말 안 통하고, 더럽고, 손대기 싫고, 관계 맺기 힘든 이들을 계속 보니까… 환자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구요.”

 

그녀가 지금껏 받은 상금을 합치면 수억원에 달한다. 그녀의 상금은 가난한 누군가의 대학 등록금으로, 집 보증금과 월세로, 병원비로 쓰였다. 성천상 상금은 재작년에 노숙인들에게 일자리를 주려고 오픈한 ‘스마일박스’라는 배달음식식당의 운영비로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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