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출신 美컬럼비아 대학원생…일가족과 탈북 후 미국 이민…미국서 북한 실상 알려
이서현씨가 지난 6월 UCLA에서 강연하고 있는 이서현씨. /TEDxTalks 유튜브
북한 여행 중 억류됐다가 2017년 6월 미국 송환 직후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씨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오토 웜비어 재단’은 최근 첫 장학금 수혜자로 평양 출신의 탈북민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국제관계학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서현(31)씨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웜비어씨의 부모는 “이씨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이것이 “북한 정권에 강력한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씨를 화상으로 인터뷰한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씨는 “북한 사람들에게 자유를 찾아주고, 남한 사람들이 단 반세기 동안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낸 것처럼 ‘대동강의 기적’을 이루어 낼 발판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워싱턴DC에서 열린 북한 인권 행사에서 웜비어씨 부모를 만나서도 “김씨 정권의 야만적 만행에 희생되는 사람들이 더 이상 없도록 북한 시스템을 변화시키고, 2500만 북한 동포들이 자유로운 세상에서 인권을 존중받고 부유한 삶을 살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세우기 위해 미국에서 열심히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씨는 북한 최고 지도자의 통치 자금 관리와 외화 벌이 무역을 담당하는 노동당 39호실의 고위 관리 리정호의 딸로 평양에서 태어났다. 이씨는 평양외국어학원을 거쳐 김일성종합대학 외국어문학부를 2년 다녔다. 이후 아버지가 다롄 주재 대흥무역총회사 지사장을 지낼 때 다롄의 동북재경대학으로 유학 가 2014년 졸업했다. 그러나 2013년 12월 장성택 처형을 전후해 이어진 잔혹한 숙청을 지켜본 일가족은 2014년 10월 한국으로 탈북했고, 2016년 3월 미국에 자리를 잡았다. 이후 이씨는 유튜브 ‘평해튼(평양+맨해튼) TV’ 등을 통해 오빠 현승(37)씨와 함께 북한 실상을 알리는 인권 운동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