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대통령, 이지훈 연방판사 지명…독일 출생 후 한살 때 美이민
미국 제7 연방항소법 판사에 한인 1.5세대인 존 리(54·이지훈) 일리노이주 연방북부지법 판사가 지명됐다. 미국 백악관은 5명의 신임 연방 판사 지명자를 발표하면서 “리 판사는 제7 연방항소법원에서 근무하게 될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이라고 소개했다.
제7 연방항소법원은 일리노이, 위스콘신, 인디애나주 등 미 북중부 3개 주, 7개 지방법원에서 올라온 사건들을 다루는 곳이다.
리 판사는 박정희 정권 시절이던 1968년, 파독 광부였던 이선구씨와 간호사 이화자씨의 장남으로 독일에서 태어났다. 생후 3개월 무렵 한국으로 보내져 5세 때까지 외할머니의 보살핌을 받았다. 그가 5세 때이던 1970년대 초 가족이 모두 시카고로 이민 갔고, 시카고 북서부 교외 도시에 터를 잡았다. 시카고에서 초·중·고교를 마친 뒤 1989년 하버드대, 1992년 하버드 로스쿨을 각각 졸업했다.
그는 로스쿨 졸업 후 법무부에서 2년간 장관 특별보좌관으로 근무한 뒤 대형 법무법인에서 통상 규제, 지식재산권 등 기업 간 분쟁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리 판사는 현재 시카고 교외 도시에 살며 의사인 아내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리 판사 지명에 대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인종이나 민족, 직업적 다양성을 반영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 판사는 캘리포니아 제9 항소법원의 고 허버트 최(1916∼2004·한국명 최영조) 판사와 루시 고(53·한국명 고혜란) 판사에 이어 세 번째로 미 연방 종신직 판사에 올랐다.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한인 사상 세 번째 고등법원 판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