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시장 1등 기업과 거래…기차 카페로 난관 돌파 모색”
한국부라스를 세운 조성원(63) 대표는 47년간 철제 모형 기차만 제조해온 인물이다. 한국부라스는 금형 공정을 통해 500여 개의 모형 기차 부품을 만들어 조립한다. 모형 기차 시장은 철도 산업 역사가 깊은 미국과 독일 등 유럽 그리고 일본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한국부라스는 시장 선두 업체인 미국 Lionel과 독일 Märklin에 모형 기차 완제품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한다. 외형은 크지 않지만 생산 규모로는 세계 1위라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40억원. 중국 현지법인을 합하면 약 120억원에 달한다. 중국 법인은 제조 부문에 집중하고, 한국 본사는 ‘기차 카페’와 같은 모형 기차를 테마로 한 문화·오락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조 대표는 “미국 진출은 한국부라스 성장의 터닝 포인트였다”고 말했다.
“무조건 1등 기업을 공략했다. 미국 모형 기차 시장 선두 업체 라이오넬과 거래하기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라이오넬이 참가하는 박람회에서 관계자를 만났지만 한국 중소기업이 모형 기차를 만든다고 하니 믿지를 않았다. 며칠을 찾아가 우리가 제작한 샘플을 보여줬다. ‘진짜 너희가 만든 제품이 맞냐’며 몇 번을 확인하고 나서야 한 달 후 거래 담당자와 미팅할 수 있었다. 미팅 날에 먼저 거래 조건을 제시했다. ‘시간을 주면 제품을 만들어 오겠다. 돈은 그때 달라. 만약 품질에 문제가 있다면 돈도 안 받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금형 협력 업체를 달래가며 밤낮없이 일했고, 라이오넬과 약속한 6개월 후 원하는 품질의 모형 기차를 만들 수 있었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라이오넬과 거래하고 있고, 한 번도 품질 문제로 반품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
충남 부여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조 대표는 1975년 돈을 벌기 위해 중학교 졸업 후 무작정 상경했다. 이후 서울 구로공단에 있는 모형 기차 제조 업체에 일자리를 구했다. 조 대표는 “배운 것도, 인맥도 없었다”며 “몸으로 부딪치며 기술을 익혀 나갔고 재미를 느꼈다”고 했다. 10년간 모형 기차 제조 업체에서 일한 후 ‘내 사업’을 차렸다. 최근엔 코로나19로 수출이 위축되자 기차 카페 등으로 난관을 돌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