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오픈 출전한 세계 4위 페굴라…아버지는 거부
어머니가 한국계 입양아인 여자테니스 세계 4위 제시카 페굴라(29·미국)가 코리아 오픈에 출전했다.
어머니 킴 페굴라(54)는 다섯 살이었던 1974년 미국으로 입양돼 뉴욕에서 자랐다. 2019년 코리아오픈에 제시카가 출전하면서 모녀 모두 한국 땅을 밟았다. 킴은 입양된 이래 귀향은 처음이었다.
“어머니와 같이 입양기관을 찾아갔지만 소득은 없었어요. 다만 한국에 대해 더 알게 되고 가까워졌다고 느끼게 됐어요. 어머니 덕분에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도 응원 메시지를 많이 받고 있어요.”
한국인 피가 흐르는 영향일까. 제시카는 불고기 비빔밥을 좋아한다. K팝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노래도 즐겨 듣는다.
그녀의 아버지 테리(72)는 천연가스 개발 등으로 재산이 67억달러에 달하는 거부. 미 프로스포츠 버펄로 빌스(미식축구)와 버펄로 세이버스(아이스하키) 등을 갖고 있다. 1남2녀 중 장녀로 부러운 게 없이 자랐다. 부모 모두 테니스를 즐겼지만 취미였다. 그런데 그가 7살 무렵 라켓을 잡은 뒤 “꽤 치는 걸?”이라는 탄성을 자아내는 재능을 보였다.
2009년 프로 데뷔 후 초반기엔 부상까지 속을 썩였다. 2014년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뒤 내리막길을 걸어 단식 세계 랭킹이 775위까지 곤두박질쳤다. 2016년 165위까지 끌어올렸지만, 2017년 엉덩이 수술로 다시 632위가 됐다.
2020년 터진 코로나 사태는 오히려 전화위복이었다. “코로나 시기 하루 공 1000개씩을 혼자 치면서 저를 몰아붙였어요. 다행히 몸 상태가 좋았고 이대로 사라질 수 없다는 각오를 다진 뒤로는 모든 게 바뀌기 시작했죠. 결과를 위해선 과정이 달라야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2019년 76위에서 2021년 18위로 상승했다. 그리고 2022년 4대 메이저 대회(호주·프랑스·US오픈과 윔블던) 바로 아래 등급에 해당하는 WTA 1000시리즈 멕시코 과달라하라 오픈에서 우승 감격을 맛봤다. 지난 8월엔 캐나다 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