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온라인 셀러 <고소한마켓> 백종완 대표…일확천금 아닌 꾸준한 성장이 중요
백 대표는 판매만 해서는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느끼고 자체 브랜드 '올데이원'을 만들었다. /더비비드
비트코인 광풍은 한때 어른들의 꿈과 희망이었다. 고소한 마켓 백종완 대표(32)도 그중 하나였다. 그러나 종자돈 3000만원으로 뛰어든 가상화폐 시장에서 2억4000만원까지 벌었다가 1억5000만원의 빚을 지고 말았다. 비트코인에 쏟았던 열정을 평소 부업으로 하던 온라인 판매로 옮겨 1년 만에 월 매출 1억원을 달성했다. 백 대표를 만나 일확천금을 뒤로하고 사업에 몰두할 수 있었던 비결을 들었다.
2022년 1월 새 출발을 위해 카테고리 대청소를 했다. 일반 생활 잡화류 판매를 접고 취급 제품군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좁혔다. “건강기능식품은 단가가 수만원대로 높고 재구매율도 높은 품목입니다. 저만 해도 평소에 오메가3, 마그네슘 같은 영양제는 동나기 전에 사다 놓거든요.”
수중에 남은 돈 200만원에 아버지의 지원금 500만원을 보태 ‘주업’ 같은 ‘부업’에 착수했다.
“상품을 납품해 줄 제조업체를 찾는 일이 우선이었습니다. 검색창에 ‘건강식품 도매 제조’ 같은 단어들을 쳐보거나 식품 박람회를 찾아가서 명함을 받아왔어요. 상품 뒷면에 있는 제조원이나 유통판매원에 직접 전화를 돌리기도 했습니다. 50통 정도 걸면 1명 정도는 받아주더군요.”
초보 셀러에게 단가 협의는 사치다.
“저처럼 판매 경력이 거의 없는 셀러가 전화를 걸면 대부분 납품을 꺼립니다. 최후의 카드는 ‘매입’이에요. 이를테면 100만원 어치를 먼저 사들인 다음 판매하는 방식이죠. 셀러에겐 위험부담이 큽니다. 사들였다가 안 팔리면 휴지 조각이 되니까요.”
온라인으로 물건을 팔 때는 적어도 3~4개 채널을 동시에 운영한다. 각 플랫폼은 장단이 뚜렷하다.
“가령 쿠팡 마켓플레이스는 초심자의 행운이 통합니다. 처음 쿠팡에 입점한 셀러일지라도 고객 경험을 계속해서 좋게 쌓아 나간다면 상품이 고객들에게 잘 보여질 수 있는 기회가 분명히 찾아오죠.”
다른 직장인보다 딱 2시간 더 일했다.
“아침 출근 전에 도매처에 발주를 넣고, 퇴근하면 업체에서 송장을 받아서 온라인 몰에 업로드해서 출고 처리를 했습니다. 일부 매입 제품은 차 트렁크에 싣고 다니다가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박스 포장을 해서 편의점 택배로 보냈어요. 상세 페이지는 의외로 손이 많이 가지 않아요. 주성분과 함량만 잘 기재하면 됩니다.”
온라인 셀러들 사이에서 ‘건강기능식품’은 진입장벽이 높다는 인식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선발주자가 많은 건강기능식품 판매 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화가 필수다.
“남의 뒤꽁무니만 쫓는 건 승산이 없었어요. 이미 잘 알려진 오메가3, 종합비타민은 손댈 엄두도 안 냈죠. 아직 유명하지 않은 글루타치온, 락토페린, 류신 같은 신규 원물에 주목했습니다.”
타 판매 채널과의 시너지도 적극 활용했다.
“가장 좋은 힌트는 홈쇼핑 채널 편성표에 있어요. 편성표를 확인하고 해당 시간대에 판매하는 제품과 같은 성분이 있는 제품을 미리 등록해뒀더니 하루 매출이 250만원에서 800만원까지 뛰었습니다. 홈쇼핑을 보다가 최저가 제품을 찾기 위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는 소비자의 심리를 노린 거죠.”
2022년 6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자체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위탁 판매는 당연히 제조사가 가장 많은 수익을 가져갑니다. 판매만 해서는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었어요. 브랜드명은 ‘하루 건강을 책임지는 한 알’이라는 의미로 ‘올데이원’이라 짓고 글루타치온 콜라겐 맥스 정, 링곤베리 퓨레 프리미엄 정 등을 연이어 출시했습니다.”
올데이원 제품을 곧장 쿠팡 마켓플레이스에 등록했다. “저는 무료 노출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어요. 제가 판매했던 제품 중에는 무료 노출 프로모션 전과 후로 매출이 3배 이상 차이가 난 경우도 있었어요.”
매년 목표를 설정하고 과거형·현재 완료형으로 써서 집안 곳곳에 붙여둔다. 2022년에 붙여뒀던 ‘월 매출 1억원, 순 이익 2000만원 달성했다’는 문구는 떼어냈다. 목표를 이뤘다는 뜻이다. 지금은 ‘2023년 연 매출 50억원, 순이익 5억원 이상 달성했다’고 적힌 A4 용지가 붙어있다.
“사업을 하면서도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그만큼 스스로 성장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일확천금’보다 ‘성장’이 더 가치 있다는 것을 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