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유산으로 남긴 노트 속 아이디어…아내가 실현한 결과

by 벼룩시장 posted Jan 14, 2023

 

남편이 미처 완성하지 못한 뽁뽁이 대체 <한기 차단 시트>…아내가 마침내 완성

박람회에서 제품을 홍보하고 있는 이지숙 대표. /로페코

 

남편의 장례를 치렀다. 남편이 운영하던 회사 공장 지하, 연구실 책장에 쌓인 자료를 찬찬히 읽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연구개발에 열중하던 남편 모습이 눈에 선했다. 제품 아이디어를 적어둔 노트부터 제품 성능을 검증 받은 국가공인 시험성적서까지. 이대로 그냥 두기엔 너무 아까웠다.

이지숙 로페코 대표가 남편의 뒤를 이어 회사를 운영하기로 결심한 날의 회상이다. 이 대표는 건축학을 전공하고 원래 인테리어 회사를 운영하고 있었다. 믿고 의지했던 남편이 떠난 후, 자신의 회사를 접고 남편이 13년 동안 운영하던 회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뽁뽁이 대체하는 단열시트

로페코는 단열 복합 필름 ‘다마거 시트’를 자체 개발한 소재와 기술로 만들었다. 겨울철 한기를 막아주고, 여름철 햇빛과 더위를 막아준다. 두께가 1mm도 채 되지 않는데, 이중창보다 한기 차단 효과가 좋다.

흔히 쓰는 에어캡(뽁뽁이)을 대체한다. 단열 효과가 훨씬 좋으면서도 투명하고 매끈해서 미관을 해치지 않는다. 물로 붙이고 뗄 수 있어서 접착제가 필요 없고 제거 자국이 남지도 않는다.

 “에어캡은 목적 자체가 단열이 아니라 포장입니다. 전문 단열재보다 효과가 좋을 수 없죠. 문제는 가격인데요. 한 글로벌 기업의 단열재는 기준 면적(1mx1m) 당 30만원을 받는데, 저희는 1만원으로 확 낮췄습니다. 충분히 에어캡을 대체할만 하죠. 자체 개발 소재로 만들기에 가능한 가격입니다.” 

가정집, 사무실 등에 두루 활용 가능하다.

다마거 시트를 시공한 모습. /로페코

다마거 시트를 시공한 모습. /로페코

 

남편이 개발한 단열액을 단열재로 개발

남편은 생전, 사람들이 선크림을 바르듯 가정집 창문에도 무언가를 발라 자외선이나 한기를 차단하는 아이디어를 떠올려 ‘단열액’을 개발해뒀다. 노트에 그 아이디어와 원리가 고스란히 적혀 있었다. “아이디어는 좋았는데, 액체를 바르는 방식이라 시공하기가 불편했어요. 활용법을 고심하다 단열액에 PVC를 섞어서 시트 형태로 만들기로 했죠.”

나노 세라믹 소재에 PVC(폴리염화비닐)를 로페코만의 특수 비율로 배합했다. 투명해 보기 좋으면서, 선팅지 같은 어두운 기존 단열재 못지 않은 차단 성능을 가졌다. 

“PVC는 가격이 저렴해 단가를 낮추는 데도 좋었어요.”

간편하게 시공할 수 있도록 쉽게 붙이고 떼어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접착제나 접착 필름 없이 오로지 ‘물’만 이용해 시트를 창문에 붙일 수 있게 했다. 재사용도 가능하다. 코팅 방식으로 만들어진 필름은 한번 쓰면 망가지지만, 다마거 필름은 나노 세라믹이 혼합된 제품이라, 소재 자체가 닳아서 없어질 때까지 사용할 수 있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서 이중 유리보다 단열 성능과 시야 확보가 뛰어나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가격은 훨씬 저렴한데 단열성능과 시야 확보는 더 좋은 거에요. 그간의 고생이 모두 보상 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소재에 8대 중금속이 들어있지 않다는 시험성적서도 받았다.

 

20만m 넘게 판매, 부부 공동의 성공

노력 끝에 탄생한 다마거 시트는 출시 후 2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20만m가 넘는 길이다. “세상이 인정해주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

 

다마거 시트 성공 후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건축 업계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최근 방수제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석유공사와 계약을 맺어 납품하고 있다. 비닐하우스 시트도 개발했다. 마케팅을 위해 각종 박람회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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