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 2026
뉴스 미국사회

“단과대 학과 벽 허물어 AI 전문가 양성”

명문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김병수 총장 인터뷰

지난 3월 미국 LA에 있는 명문 사립대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제13대 총장으로 한인 이민 2세 김병수(54. 사진)씨가 이사회 만장일치로 선출됐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USC에서 아시아계 인사가 총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총장은 1972년생으로 전임 총장보다 스물한 살이나 젊다.

현지에선 미국 대학들이 인공지능(AI) 발전과 트럼프 행정부의 연구비 삭감 같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USC가 혁신적인 젊은 리더십을 선택했다고 평가한다. 

LA에서 나고 자란 한인 이민 2세 김 총장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2005년부터 미 연방 검사, 미국 대형 로펌 변호사, 의료 서비스 기업 임원 등으로 일하다가 2020년 USC에 수석 부총장 겸 법률 고문으로 합류했다. 

조선일보가 최근 한국을 방문한 김 총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교육 비전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만장일치로 총장에 선출된 이유는?

“작년 7월부터 7개월간 임시 총장을 맡으며 적자에 시달리고 경직됐던 USC를 변화에 유연한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행정 비용을 절약하고 구조 조정을 통해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그 돈은 AI 시대에 필요한 교육·연구 등 비용에 투자했다.”

-총장으로서 추진하는 핵심 정책은.

“작년 말 임시 총장을 맡았을 때 학내 공학·의학·인문학·경제학 등 모든 분야 전문가를 모은 ‘AI전략위원회’를 만들고, 경영대 학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어떻게 하면 USC가 AI 시대의 교육 리더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개선점을 찾는 곳이다. 최근 ‘자산 격차가 기술 격차로 이어져선 안 된다’는 위원회 권고에 따라 모든 교직원과 학생에게 챗GPT 최신 버전을 보급했다.”

-AI의 확산으로 많은 대학이 혼란을 겪고 있다. USC는 어떤 대책을 세웠나?

“AI 시대가 왔다고 해서 당장 교수법을 뜯어고쳐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리 대학에서도 어떤 교수는 학생들에게 강의와 시험에 AI를 적극적으로 쓰라고 하는 반면 어떤 교수는 수업에 노트북 반입을 금지하고 반드시 펜으로 필기하라고 한다. 

-학생들에게 AI를 어떻게 가르치고 있나?

“AI를 중심으로 단과대·학과 간 벽을 허물고 있다. 오는 가을 신학기에 공학 계열 학생들을 위해 컴퓨터과학, 산업공학 등 여러 공대 전공을 융합한 AI 학사 학위와 부전공을 신설한다. 경영대·공대가 함께 ‘비즈니스를 위한 AI’ 학사 과정도 신설한다. 

-‘동문 네트워크 활성화’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USC는 미국에서 가장 끈끈한 동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직접 팟캐스트를 만들어 학내 소식을 동문에게 전파하는 등 이 네트워크를 더 강력하게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방한의 주요 일정도 한국 동문들과 교류하는 것이다.”

-동문 네트워크에 신경 쓰는 이유는?

“불확실한 AI 시대에 동문이 등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예컨대, 졸업생에게 첫 직장으로 어디를 고르는 것이 나은지, 이직을 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는지 등에 대해 동문의 조언 한마디가 앞으로 어떤 자산보다 가치가 있을 것이다. 이런 인적 네트워크는 AI가 대체 불가능한 영역이다.”

-USC는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1960~70년대 많은 한국 이민자들이 USC에서 학업했고, 지금도 매년 한국인 유학생만 500명 넘게 등록하고 있다. 2006년 캠퍼스 안에 있던 도산 안창호 선생의 LA 옛 가옥을 복원해 현재 한국학연구소로 쓰고 있다. 이곳이 미국 내 ‘한국학 허브’가 될 수 있게 역할을 강화하고 한국 동문 네트워크가 더 활성화할 수 있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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