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테너 백석종…목소리로 아메리칸 드림
30대 늦은 나이, 음역 다른 바리톤에서 테너로 새 도전…주연 발탁
테너 백석종.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 제공
테너 백석종(38)을 두고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4년 전 바리톤에서 테너로 전향한 그는 음악가들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에 이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장(MET)에 잇따라 주연으로 발탁되며 화제를 모았다.
백석종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지 유명 무대에 서는 성악가여서가 아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재능이 반짝이는 영재도 아니었고,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도 않았다. 30대의 늦은 나이에 음역대가 다른 바리톤에서 테너로 길을 바꾸기까지 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그는 오직 스스로에 대한 믿음으로 실력을 쌓았고, 기회를 잡아 지금의 자리에 왔다. ‘개천에서 난 용’이 사라진 시대, 그의 스토리가 한층 특별한 이유다. 유럽 순회 연주 준비로 분주한 백석종을 조선일보가 인터넷으로 인터뷰했다.
‘아메리칸 드림’은 그와 어울리는 단어다. 한국에서 전주예고와 추계예술대를 졸업한 그는 한국 클래식계에서 주류가 될 수 있는 스펙과는 거리가 있었다. 뉴욕으로 건너가 더 많은 배움과 기회를 얻었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 중간에 한국에 돌아와야 했지만, 그럼에도 배움을 포기하지 않았다. 맨해튼이라는 도시에서 얻을 수많은 기회 때문이었다.
2010년부터 맨해튼 음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했다.
“뉴욕은 꿈과 기회의 땅이라고 생각합니다. 각 분야에서 최고들이 뉴욕에 모이지요. 이런 환경과 기회에 감사하고 좋은 결과를 낸다면 뉴욕에 있는 한인 음악가들, 동양인 음악가들에 대한 시선도 바뀌고 기회도 늘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그는 최근 뉴욕 메트로폴리탄투란도트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요즘의 목표는 자신이 하고 있는 투란도트 ‘칼라프’ 역을 마스터하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베르디의 작품들과 이탈리아 베리스모 오페라(사실주의 오페라)에 도전하는 것이다.
그는 후배 음악가들에게 “길게 봐야 한다”고 줄곧 이야기해 왔다. 굳은 믿음을 바탕으로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는 신념을 그는 강조했다.
“향후 3~4년 스케줄이 모두 차 있어서, 그가 학수고대하고 있는 한국 무대 데뷔는 수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