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끝났다는 마스크 시장…홀로 80배 급성장한 한국회사

by 벼룩시장 posted Oct 01, 2022

어린이용 마스크 전문업체 <어린숨>의 고속 성장 이야기

한달에 900만장에 이르는 어린이용 마스크를 파는 '어린숨'의 권용현 대표. /어린숨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의 한 공장. 100평 규모 사업장 문을 열면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진다. 큰 설비에서 피카츄, 인어공주 등 알록달록한 색감의 캐릭터가 그려진 마스크 수천장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것. 새하얀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은 이를 포장하느라 무척 분주하다.

어린이용 마스크만 전문 생산하는 키즈 마스크업체 ‘어린숨’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한복판에 설립된 업계 후발주자다. 이 회사에서 하루 출고되는 마스크는 30만장, 한달로는 800만~900만장에 이른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워낙 인기가 많아 발주 물량이 매일 늘고 있다.

다른 업체와 비교하면 정반대 분위기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20년 5000여곳까지 늘어난 마스크 업체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 올 들어 40% 이상 폐업했다. 어린숨은 경쟁업체들이 무너질 때도 살아남았다. 개인 사업을 시작한지 14년 만에 처음 매출 100억원의 벽을 뚫었다는 어린숨의 권용현(45.사진) 대표를 만나 비결을 들었다.

 

도태위기 생존법 ‘남들과 반대로 가라’

어린숨은 철저히 키즈 마스크만 만든다. 신생아~3살, 3~6세, 6세 이상 등 소형·초소형 제품에만 주력한다.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는 마스크에 그려진 캐릭터다. 피카츄, 파이리, 꼬부기 등 포켓몬스터, 디즈니 인어공주, 헬로키티 등 아이들이 열광하는 캐릭터가 많다. 보유한 캐릭터 모두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확보했다. 국산 필터와 부직포만 써서 만든다.

어린숨 역시 격화된 경쟁 속에 도태위기를 맞은 바 있다. 돌파구는 온라인 유통이었다. 창립 첫해 매출 18억원, 지난해 30억원을 기록한 어린숨은 올해엔 매출 150~200억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작년 9월 오픈마켓에 입점하면서, 2700만원대였던 월 평균 매출이 올해 8월 기준 22억원으로 80배 이상 뛰었기 때문이다. 고용인원도 2년 만에 2명에서 70여명으로 급증했다.

“마스크 업체를 차렸을 때 저 또한 ‘코로나 특수’만 노리는 수준이었습니다. 급한대로 덴탈 마스크를 만든 거죠. 그러다 2020년 말 들어 KF94 마스크가 표준이 되면서 덴탈 마스크 판매량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어요. 투자금 대비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려웠습니다. ‘더 이상 돈이 돌지 않으니 접어야 하나’는 생각을 수천번도 더 했어요. 우리 제품이 이 시장에서 살아남을 성공 요인이 안 보였거든요.”

그러던 중 그는 “9살, 6살 자녀들이 힌트가 됐다”고 했다. 마스크 쓰기 싫다고 떼쓰는 걸 달래다 문득 ‘아이가 언제든 쓰고 싶은 마스크를 만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스친 것이다. 마침 모바일 액세서리 사업을 하면서 혹시 필요할까 싶어 포켓몬 등 여러 콘텐츠 기업들과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둔 게 있었다. 실제로는 이용하지 않아 비용만 들고 있었는데, 마스크에 캐릭터를 입혀 보기로 했다.

동종 업체로부터 ‘싸게 만들어 팔아 이익을 많이 남기지, 왜 비싼 캐릭터 디자인을 쓰냐’는 비아냥도 들었지만 묵묵히 캐릭터 라이선스를 늘려 나갔다. 

‘남들이 걷는 길과 반대로 걷는다’는 것이 제 원칙이에요.”

 

엄마 아빠 입소문 타고 매출 급증

대형서점과 온라인몰에 키즈 마스크를 론칭했다. 사업 초기엔 아이들이 사이즈를 헷갈릴 수 있어 주문 사이즈가 아닌 다른 사이즈 제품도 샘플로 동봉했다. ‘우리 아이가 마스크를 쓰니 코밑으로 흘려내린다’는 부모들의 리뷰를 보고 제품 사이즈를 한층 세분화하기도 했다.

섬세함 덕분에 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더니 지난해 9월 쿠팡 로켓배송에 입점하면서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주문량이 폭주하다 보니 매월 10만개밖에 만들지 못하는데 15만개 주문이 들어오는 상황이 벌어졌다.

 

앞으로의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 절차를 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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