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입양인 1만7천여명…취업·보험 제한 힘겨운 나날
이민단속 강화에 전전긍긍 …85%가 미네소타에 집중 거주
1956년 12월 전세비행기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되는 아동들 / 연합뉴스
미국으로 해외 입양된 한국 아동의 누적 수가 약 11만2000명에 달하는 가운데 약 1만7000 명(15.2%) 이상의 한국계 입양인이 여전히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4년 기준 미국에 거주하는 한국계 입양인 약 1만7547명이 평생을 미국에서 살아왔음에도 여전히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했다.
이들은 고용, 운전면허 발급, 공공 서비스 이용 등에서 제한을 받으며, 일부는 특정 범죄 전과가 있는 경우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들 중 85.5% 이상은 미네소타주에 거주하고 있고, 이는 미네소타 전체 한인 인구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 가정으로 입양됐으나, 일부는 입양 과정에서 시민권 신청이 누락됐거나 성인이 된 이후에도 관련 법적 절차를 완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권 미취득 입양인들은 운전면허 발급, 취업, 의료보험 가입 등 기본적인 권리와 사회적 혜택에도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아 전문가들은 이 문제의 조속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올해 1월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경보호국(CBP) 요원 약 2000명이 미니애폴리스와 인근 지역에 투입되면서 미네소타주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중 하나의 이민 단속 작전 현장이 됐다.
이에 대응해 시민권자와 귀화자도 포함된 한국계 입양인들은 여권을 항상 소지하고 예상치 못한 단속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 연락망을 조직하는 등 자체 안전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미국 내 한국계 입양인 커뮤니티와 관련 단체들은 시민권 미취득 문제 해결을 위한 입법 활동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2000년에 제정된 입양인 시민권법(Child Citizenship Act)은 일정 요건을 충족한 해외 입양 아동에게 자동으로 시민권을 부여했지만, 당시 18세 이상이었던 입양인은 제외됐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입양인과 미국 가족 보호법’이 연방 의회에 상정됐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보건복지부와 외교부를 통해 미국 정부에 지속적으로 문제 해결을 요청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내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성인 및 미성년 한국계 입양인, 그리고 미국 정부에 의해 추방된 입양인 사례에 대해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미국 정부는 관련 입법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한국의 진실화해위원회(TRCK)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전쟁 이후 수십만 명의 한국 아동이 해외로 입양됐으며, 당시 국제 입양 과정에서 서류 위조, 아동 교체, 부모 동의 미비 등 심각한 문제들이 광범위하게 발생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