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명 박은주…19세 도미…부모는 북한에서 탈출
LA 폭동사태 계기, 美정계 입문…외대 LA원우 출신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뿌리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첫 주한 미국대사 후보로 지명된 미셸 박 스틸 전 공화당 하원의원(71)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미 양국에 이익이 되는 한미 관계를 증진하는 역할을 계속할 수 있다는 걸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틸 지명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스스로를 “보수주의자”라고 표현하면서도 한미 현안을 “합리적”으로 풀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장 선호했던 주한 대사 자리로 가게 돼 다행이자 영광”이라며 한미가 함께 번영하고 강력해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단 의지도 내비쳤다.
한국어에 능통한 스틸 지명자는 한미 관계는 물론이고 북한 등 한반도 의제에 이해가 깊다. 집권 공화당 내 영향력 있는 정치인 중 한 명이며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와의 관계도 돈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안보, 통상 등 주요 현안에서 한미 간 핵심 가교 역할 겸 정책 조율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동시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철학과 정책에 꾸준히 발을 맞춰 온 짙은 색채의 보수 성향 인사다.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난 스틸 지명자는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그의 부모는 6·25전쟁 당시 북한을 탈출해 부산으로 피란한 실향민이다. 스틸 지명자는 “부모님은 6·25전쟁 당시 공산주의 체제를 피해 모든 것을 고향에 남겨두고 북한을 떠나 한국으로 탈출해야 했다”고 전했다.
스틸 지명자는 작은 옷가게를 운영하던 어머니를 도왔다. 대학 졸업 후 명문대인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석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이후 평범한 주부로 지내던 그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온 건 1992년. 당시 LA폭동 사태를 계기로 한국계가 미 정계에 적극적으로 진출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고, 1993년 로스앤젤레스 시장 후보였던 리처드 라이어든 선거캠프 참여를 계기로 정치에 발을 들인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을 지낸 남편 숀 스틸 변호사의 지지가 큰 힘이 됐다.
스틸 지명자는 캘리포니아주 조세형평국 위원, 오렌지 카운티 슈퍼바이저를 거쳤고, 2020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선 민주당 텃밭으로 여겨진 캘리포니아주에서 승리했다.
2022년 재선까지 성공하며 입지를 다지는 듯 보였지만, 2024년 선거 때 베트남계 2세 민주당 후보에게 600여표 차이로 석패했다.
하원의원으로 재직하면서2021년 한국계 이산가족 상봉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을 공동 발의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지하는 등 한미 동맹 강화에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스틸 지명자는 2019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엔 백악관 아시아태평양계 공동 자문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백악관의 아태 정책 수립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11월 중간선거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틸 지명자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스틸 지명자를 “공산주의를 피해 용감하게 탈출한 ‘미 우선주의’ 애국자”라면서 “나의 완전하고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스틸 지명자는 대중국 강경파로 꼽힌다. 이와 관련해 한미 정상 간 안보 합의 사항인 핵추진 잠수함과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협상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