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세에 민화 작가로 한국에서 첫 개인전 열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로 활약하는 성 김(61.사진) 전 주한 미국 대사의 아내인 정재은씨(52.사진)가 최근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한국계로 미 외교 분야 최고위직에 오른 남편을 30년 가까이 내조해온 그녀는 작년 여름, 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자신만의 작업실을 마련했다.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지 30년 만에 여는 첫 개인전인데, 민화를 소개하는 전시회다.
그녀의 민화는 세상에 이미 선보인 적 있다. 영화 ‘나랏말싸미’에서 세종(송강호 분) 임금 뒤에 걸린 일월오봉도와 교태전의 모란 병풍을 그가 그렸다.
그녀는 남편이 임기를 끝내고 미국으로 돌아갈 때 고2였던 둘째가 입시 앞두고 학교를 옮기기 힘들어 나와 서울에 남아 있게 됐을 때 민화를 배우게 됐다.
정재은씨는 이번 전시를 위해 작년 여름, 당시 필리핀 대사였던 남편과 딸들이 있는 마닐라를 떠나 서울로 날아왔다. 서울로 혼자 이주해온 사이 남편은 대북특별대표를 겸한 인도네시아 대사로 옮겨갔지만, 그녀는 아직 인도네시아 대사관에 가보지 않았다. 남편은 현재 두 딸이 다 미국에 있어서 인도네시아에선 혼자 지낸다고 했다.
서울 생활비는 그녀 스스로의 힘으로 월세 내고 작업 비용 마련한다. 아르바이트를 네 가지나 하고 있다.
그녀는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새 공간에서 새로운 나를 만들어가는 지금의 내가 좋다”고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