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떡, 레스토랑 사업, 메르스로 실패 후 재기한 홍두당 정성휘 대표
대구에서 주목받는 빵이 있다. 홍두당의 대구 근대골목 단팥빵이다. 2019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구 3대 빵집’에 이름을 올리면서 대구를 대표하는 먹을 곳으로 자리를 잡았다. 연매출은 약 80억원. ‘홍두당’ 정성휘(36) 대표의 이야기다.
호텔관광학과 교수인 아버지와 16년간 빵집을 운영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정성휘 대표는 중학교 3학년 때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자 미국으로 떠났고,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외식산업경영학을 전공하면서 외식 창업의 꿈을 키웠다.
사업 아이템을 찾던 정 대표는 우연히 부산을 찾았다. 거기서 한 할머니가 운영하는 씨앗호떡의 비법을 배웠다.
2012년 부산역에 6평짜리 매장을 빌려 ‘호호탕탕’이란 첫 번째 호떡집을 냈는데, 달달하고 기름진 호떡 냄새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당시 700원짜리 호떡을 팔아 하루 매출 250만원이 나올 정도였다. 대박이 나면서 가맹 문의를 하는 사람이 생겼고,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지하철역 안에 매장을 내면 좋을 것 같아 서울 노량진역, 청량리역, 구로역, 인천 부평역 등에 매장을 냈다. 사업이 커지면서 6개월 만에 18개 매장을 냈다.
대구뿐 아니라 서울에도 매장을 내야겠다는 생각에 용산에 60평짜리 카페 부지를 얻었다. 공간이 넓어 일부는 음식점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 2013년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열었는데, 메르스 사태가 터지면서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적자에 시달리다가 결국 버티지 못하고 2년 만에 문을 닫았다.”
정 대표는 사업을 접고 고향 대구로 돌아왔다. 당시 서울에서 달달한 옛날 팥빙수가 유행하는 걸 봤다. 팥을 활용해 여름에는 팥빙수를 팔고, 겨울에는 팥죽을 만들면 좋을 것 같았다.그렇게 15평 매장을 마련, 직접 팥을 끓이면서 레시피를 개발해 나갔다. 어느 날 팥이 많이 남았길래 오랜 기간 빵집을 운영한 어머니의 도움으로 단팥빵을 만들었다. 겨울 메뉴로 단팥빵을 선보였는데 생각보다 손님 반응이 좋았다. 옛날 단팥빵처럼 팥 알갱이가 살아있어 씹는 맛이 좋았고, 그때부터 단팥빵 레시피 개발에 집중했다. 그렇게 정 대표는 2015년 단팥빵 브랜드 ‘근대골목 단팥빵’을 론칭했다.
무엇보다 단팥빵 품질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근대골목 단팥빵은 매일 팥을 끓여 만든 신선한 팥소만 사용다. 방부제를 일체 넣지 않고, 팥소를 매일 직접 만들어 쓰기 때문에 단맛이 강하지 않다. 또 팥 알갱이가 살아있어 식감이 좋고, 호두가 들어있어 씹는 맛도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한 다양한 빵도 개발했다. ‘근대골목 단팥빵’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 옛날식 단팥빵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지역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젊은 층 사이에서 ‘빵지순례(빵집과 성지순례를 합친 말)’가 유행처럼 퍼지면서 전국의 유명 빵집을 찾아다니는 20대 여행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역 명물 먹거리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구 3대 빵집’에 이름을 올렸고, 일명 빵순이, 빵돌이 사이에서는 군산 ‘이성당’, 대전 ‘성심당’과 함께 ‘전국 3대 빵집’ 중 한 곳으로 자리 잡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전국 직영점 30여 개를 운영하면서 몸집을 키웠지만, 올해부터는 매장 수를 줄이고 있다.
작년 매출액은 약 80억원이다. 2019년부터는 마켓컬리, 쿠캣마켓, 쿠팡 등과 납품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을 다각화했다. 현재 B2B 비중이 70%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다.
디저트를 대표하고, 지역 상생·발전에 도움을 주는 로컬 브랜드가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다.